그냥 요즘 공부하면서 얻은 지식과 생각들을 정리도 할 겸 복습도 할 겸 적어보는 글입니다.
(전문가도 아니고 아직 제대로 된 단편 하나 쓴 적 없지만 난체하며 글을 써도 혼자 노트에 필기하듯 쓰는 글이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사이다와 고구마(전문용어?로 말하면 카타르시스와 고난`고행)에 대한 논란은 작품에 대한 추천과 비판(비난) 글 올라올 때마다 꾸준히 재기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요즘 스토리 텔링과 그리스 문학, 조셉 캠벨,의 책들을 공부해보니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사이다와 고구마에 대한 논란이 왜 생기는지 알 것 같습니다.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작가가 작품의 대전제를 자각하고 글을 쓰고 있는가.
두 번째는 독자가 작품의 대전제를 자각하고 글을 읽고 있는가.
대전제`라는 건 작품의 지향점이 희극인가 비극인가입니다.
위에도 말했지만 사이다(카타르시스)라는 건 희극과 비극에 따라서 지향해야 하는 종류가 다릅니다.
즉 희극과 비극에 따라서 작가는 독자에게 먹일 사이다를 구분해서 내놔야 한다는 겁니다.
(고구마도 마찬가지...)
사이다로 비유하니 이해가 좀 힘드니... 와인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고기에는 적포도주 해산물엔 백포도주 또는 전에는 막걸리 치킨에는 맥주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하실 겁니다.
사이다= 카타르시스 라는건 희극에서는 환희라고 하며 비극에서는 애환이라고 합니다.
희극의 사이다인 환희는 주인공이 강력한 힘을 얻고 가족 또는 사회 공동체(마을, 민족 국가, 인류)를 도와주는 이야기에서 오게 됩니다.
즉 희극에서는 주인공의 고난과 고행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한 사건 속 고행은 필요하겠지만 주인공이 인생에서 겪는 고난(고구마)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희극은 삶을 이야기하거나 철학적이거나 이념이나 사회 정의를 이야기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대신 조금만 공부하면 쓰기에 편하고 인물들의 설정 붕괴가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비극에서의 카타르시스는 = 애환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의 비극적 삶에 독자들의 맘을 녹여내어 감정적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게 작가가 지향해야 할 이야기 전개?입니다.
개인적으로 빨강머리 앤, 로미오의 푸른 하늘, 집 없는 아이, 플랜더스의 개 같은 산업혁명 시기 아이들의 고행을 다룬 비극? 이 비극적 카타르시스 = 애환을 이해하기에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주인공에게 동정을 넘어 긍휼(가족 같은 일체감으로 느끼는 불행의 동질감*중요한 건 독자에게 주인공은 자신이라고 느끼면서 자신의 가족 친구라고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함 )을 느끼게 하여 고난을 이겨내고 또는 이겨내지 못하더라도 주인공이 삶이라는 고난 속에 자신의 운명을 이겨나가는 또는 싸워나가는 이야기에서 애환을 느끼게끔 해야 합니다.
즉 비극은 작가가 독자들이 주인공을 사랑하게 끔 만들어야 합니다.
장점은 잘 쓰면 문단에도 오르고 문학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세계문학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단점은... 쓰기가 겁나게 어렵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대충 사이다(카타르시스)가 희극과 비극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해가 될거라 생각됩니다.
작품 이야기들 나올 때마다 사이다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위에도 적었지만...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희극인데도 주인공에게 삶의 고난을 주는 게 문제입니다. 그것도 이중 삼중으로 말이죠.
희극에서 주인공이 소명(모험, 여행)을 거부하는 이유가 복잡하거나 어려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주인공의 성격이 오지랖이 넓고 정의롭고 열혈이다.라는 이유로도 충분합니다. 또는 부귀영화라는 확실하고 눈에 보이는 이유라도 됩니다. 즉 주인공이 이야기에 뛰어드는데 너무 심각한 떡밥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오려 이것들은 환희를 느끼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기분 나쁠 뿐입니다.
또한 희극에서 고행(힘든 여행)은 단순히 이루기 어렵다 라는 정도의 설정이면 충분합니다. 주인공의 삶이나 주변 인물들이 방해의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즉 발암 캐릭터는 이야기의 감초와 적대자의 스파이 한 명 정도면 충분합니다. 주인공의 동료 또는 친구 가족이 발암 이여서는 안 됩니다.
비극은 희극의 반대이긴 하지만 좀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고행 그 자체는 별거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주인공의 환경과 주변 인물이 그를 방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방해하는 인물들이 하나둘 주인공을 이해하고 그의 동료가 되고 주변 환경 또한 주인공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게 비극의 숙제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런 방해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별거 아닌 것도 이룰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이루고 앞으로 더 나아가고 그중에 행운 또는 초월적 존재의 도움으로 더 큰 업적을 이루어야 합니다. 만약 여기서 주인공의 목표가 너무 터무니없고 고행의 난이도가 너무 높다면 독자는 지칩니다. (상업적 비극에서 개인적으로는 미드 스파르타쿠스, 워킹데드가 이러한걸 잘 다룹니다.)
고행의 시작은 정말 가족의 행복의 개인의 평화라도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작은 행복을 원하지만 이룰 수 없는 게 독자들에게 주인공을 동정하게 끔 만들어 줍니다.
정말 대충대충 생각나는 대로 적었습니다.
즉 사이다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희극이여야할 작품에 작가가 비극적 요소를 너무 많이 첨가 하는것
아니면 독자가 작품의 방향을 잘못 생각하는것
뭐 어렵게 적었지만 결국 작가는 필력 부족이 문제고 독자는 자기취향을 작가에게 과하게 요구하는게 문제라는 것이겠지요.
결국 글을 팔아야 하는 작가의 입장에서는 작품 초반에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독자들에게 강력히 어필해야 하겠습니다.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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