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노래>

눈을 뜨기 싫다.

이대로 잠에서 깨지 않고 영원히 잠들어 버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침...

일어나 창문을 열고 이불 정리후 창밖을 보면 매일 아침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재미로 기분좋게 시작하지만

아침밥을 먹는 순간부터 숨막히는 고통이 시작되는 하루다.

매일 아침 가족과의 식사자리는 40살 백수인 나를 향한 따가운 시선을 주면서 시작한다.

"넌 일안하냐?

 정말 한심하다.

 밥이 넘어가냐?"

1번 타자이신 아버지가 스타트를 하시면

2번 타자는 어머니

"니 친구들은 결혼해서 가정도 꾸리고 듬직한 가장 노릇을 하는데

 도대체 넌 뭐하는 거냐?"

그 다음은 마지막 3번 타자인 여동생 차례다.

"오빠!

 오빠 때문에 나 결혼도 늦어지고 있잖아!

 우선 제발 좀 직장을 구해!

 그래야 나도 결혼을 하지!

 남자친구 집에서 결혼 빨리 하라고 극성이신데 우리집에

 40살 백수 오빠 있어서 아직 결혼 못해요라고 할 수 없잖아!"

늘 똑같은 말들이지만 언제나 듣기 거북하고 괴롭다.

하지만 그 누구를 탓하리

내 잘못인걸

아버지와 동생이 출근을 하면 나는 쓰레도 버리고 일자리도 알아볼겸 집을 나선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올때 마다 동네 아주머니들을 만날까봐 가슴 조리며 주변 동태를 살핀다.

"재는 취직도 못하고 맨날 빈둥 거리네!

 부모가 얼마나 고생일까?

 불쌍하다.

 불쌍해!"

내 등뒤에서 들으라고 저런 말들을 해서 마주치기 싫은 존재들이다.

저 말들은 날 향해서 날카로운 창이 되어 날아와 내 가슴을 마구 찌른다.

현실판 마녀들 겁나게 무섭다.

다행히 오늘은 안봐서 다행이다.

왠지 나에게 좋은일이 있을것 같다.

콧노래를 흥얼 거리며 기분좋게 거리로 나와 일자리 신문을 한부 뽑아서 힘차게 펼쳐

연락을 해본다.

신호가 간다.

"여보세요?"

너무 반갑다.

사람 목소리다.

얼마만에 듣는 목소리인지

기쁜 마음을 잠시 참고

"안녕하세요?

 일할 사람 구한다는거 보고 연락 드렸는데요?"

"네!

 혹시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올해로 40살 입니다."

"죄송한데 저희는 젊은 사람을 구해요!"

"아니!

 여기에는 그런말 없던데요?"

"죄송합니다.

 법에 나이 제한두면 않된다고 해서요!"

그쪽에서 그렇다고 하니 아무말 없이 끊었다.

다른곳을 연락 해봐도 모두가 거짓 광고를 내고 똑같은 대답을 한다.

로봇들 인가?...

누구나 백수로 살아가는 운명으로 태어난건 아닌데...

나도 예전에는 직장을 다녔지만 트러블이 있어서 퇴사를 반복하다보니 지금 이 상태가

되어버렸네!

나에게도 꿈이란게 있었는데...

그 꿈을 이제는 잊어 버렸는지 도저히 못찾겠다.

한숨만 나온다.

이런 내마음도 몰라주고 저녁 노을은 너무 멋있게 지며 나를 보고 수고했다 인사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