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같은 꿈을 꾸다는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처음에는 워낙 인기작이라고 유명해서 읽었는데
소설이 행동과 서술을 중심으로 써지는게 아니고
행동과 서술은 간략하게 넘어가거나 휙휙 지나가서 정리가 안되고
주인공이나 책사들이 서로 폼잡고 술먹고 대의를 논하고
자기 철학이야기 하고 이런 이야기만 줄줄 있어서
점점 늘어진다고 생각해서 눈이 안가더라구요.
그외에도 맘에 안드는점이 꽤 있었는데
지금은 왜 마음에 안들었는지 조목조목 기억나지는 않네요.
=--------------------------------------------------------
아무튼 그러다가 우연히 마행처우역거를 읽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꿈을 꾸다의 단점을 보완해서
더 재미있었다고 느꼈습니다.
----------------------------------------------------------------------
그런데 중반을 넘어서면서 같은꿈을 꾸다에서 느낀 단점이 다시 살아납니다.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소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그 행동들도 별다른 설명없이 휙휙 지나가고
그 빈자리를 별로 중요치도 않고,
그냥 작가의 개똥철학 자랑 내지는 꼰대스러운 자기 철학 자랑으로 채워집니다.
예를들면 이런식입니다.
주인공이 전쟁을 나감 >> 말을 타고 앞으로 나가서 적 대장을 도발함 >> 적 대장이 대꾸함.
적 대장의 대답을 듣고, 갑자기 딴생각을 시작하다가 현실에서 읽은 자기개발서를 언급하더니
뜬금없이 자기계발서에 흔히 나오는 꼰대스러운 개똥철학을 줄줄 늘어놓기 시작함.
이 개똥철학 분량이 거의 1일 연재의 2/3분량
>>> 그 다음 장면에서는 갑자기 뜬금없이 주인공이 술먹고 있음
>>> 알고보니 이미 진작에 승전했고, 한 5개월 지나서 전쟁 끝나고 수도로 돌아와서 연회중
----------------------------------------------------------------------------------
그리고 아무래도 배경이 삼국지 후반부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뒤로 갈수록
등장인물들 중에 익숙한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남아있는 인물중 익숙한 인물들은 사마의, 강유, 손권, 위연, 방덕, 조식 정도?
아무래도 시대배경이 배경인데다가, 삼국지 정사를 기준으로 하니까
중요한 인물들이 엄청 낮선 놈들밖에 없습니다.
왕준, 우규, 왕평, 두예, 나헌, 보천, 손패, 손화, 육향, 하후상, 하후무, 잠혼, 제갈교, 마륭....
이런놈들이 중요인물로 떠오르는데
이놈들이 누구인지 아는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삼국지 후반부에 위나라나 진나라 이쪽 관심이 있으시면 아실수 있겠지만
전 보면서 상상도 안떠오르고 막 재밌는것도 아니어서 아쉬웠습니다.
유관장+조운과 조조 부하들이야 나이가 들어서 죽을 수 밖에 없었지만
유관장+조운의 2세들은 너무 허무하게 줄줄이 죽어나가더라구요.
물론 유관장+조운 2세들이 자기 아버지만 못한 스펙이라는걸
작가님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유관장 2세,3세 들이야말로 독자들이 이입하기 쉬운 대상인데
황제랑 황태자인 유비 아들, 손자정도를 제외하면
비중이 전혀 없는 수준입니다.
정안되면 어떻게든 살린 유봉이라도 좀 띄워주시던지...
-------------------------------------------------------------------------
그리고 삼국지가 어쩔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하도 많다보니까
등장인물만 많은게 아니라 사건도 너무 많아서 정리가 안됩니다.
마행처우역거 초반에는
주인공과 관계없는 이야기는 아예 언급이 안되거나, 간략하게 언급되는데다가
또한 다른 독자들도 충분히 알만큼 유명한 정사내용이라서 상관없었습니다.
예를들어서 소설 초반에
유비가 조조랑 한중에서 한판 붙어서 승리하고 한중왕을 자처하거나
하후연이 황충한테 죽는 부분이 실제 삼국지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삼국지를 읽은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죠.
그래서 마행처우역거 초반에 그부분은 과감하게 생략됩니다.
주인공은 조조 vs 유비 한중전에 참여하지 않고
다른 방면에서 활동중이었거든요.
그래서 주인공이 활약한 방면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고
주인공이 없는 유비 vs 조조쪽 이야기는 스킵되고
그냥 나중에 전령이 와서 유비가 조조를 이기고 한중왕을 자처했다고 하더라
이런식으로 한줄만 적고 넘어가죠.
또 이때는 중요 인물들은 주인공 주변 가족들,
주인공 주변 부하들 정도 뿐이라 몇명 없었습니다.
----------------------------------------------------------------------------------
그런데 소설이 후반으로 넘어가니까
주인공이 사실상 촉나라의 모든 전쟁을 관장하는 대장군이 되어버려서
주인공이 없는쪽 전선도 세세하게 서술할 수 밖에 없어집니다.
또한 소설 후반부는 이미 원래 삼국지랑 전혀 다른 내용이 되어버려서
초반부처럼 독자들한테 이거다 알지? 하고 넘길 수가 없게 되었구요.
또 주인공이 오나라랑 굉장히 밀접하게 관계를 맺어버려서
오나라 내부에서 지들끼리 치고박고 암투를 펼치고 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길게 설명하는 부분도 봐야하죠.
근데 오나라 암투는 주인공 입장에서 굉장히 발암걸리는 답답한 스토리에다가
등장인물들도 낯설고, 등장하는 놈들도 나타났다가 죽었다가 하는 경우가 많아서
굉장히 헷갈립니다.
그뿐만 아니라 뒤로 가면서 주인공이 가후 씹어바르는 모략의 대가로 성장하면서
거의 천하를 좌지우지 하는 모략맨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다 보니까 3국 전체에 좀 중요하다 싶은 사건은 다 주인공하고
간접적으로 나마 연관이 되어버려서 점점 서술할게 많아집니다.
----------------------------------------------------------------------------
결론 :
지금 하루에 1편씩 보면
보다가 엄청 헷갈릴 수 밖에 없으니까
그냥 완결나면 몰아보는게 답입니다.
슬슬 이제 주인공 나이도 거의 50대 후반에
촉나라가 위나라랑 싸워서 연전연승할 정도로 성장했으니까
소설 후반부에 들어섰습니다.
올해안에는 완결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후방)
여자 강시
(9)
도서 월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