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가계부를 살펴보면, 가장 부자는 선물하는 인간, 선물을 잘하는 인간이다
조선은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고 따라서 거래보다는 선물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따라서 선물을 잘 주고받는 사람들이 부자다^^ 오늘날 말로 하면 호구다^^
하지만,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거래와 유사하다.
1 A가 B에게 선물을 한다
2 B가 A에게 선물을 준다
3 A는 그 선물을 C에게 한다.
4 C는 다시 A에게 선물을 한다
5 A는 D에게 다시 그 선물을 한다
호구라 함은, 선물을 돌려주지 않아도 계속해서 선물을 주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사람은 없다.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동물세계에서도 없다^^ 대부분의 선물은 주고받는 것이고, 이 연쇄가 깨지면 관계는 정리된다.
즉, 선물하는 인간에서도 신뢰는 중요하다. 아니, 거래하는 인간, 자본주의적 인간보다 더 신뢰가 중요하다
우리의 소설 주인공들을 보자^^ 주인공은 호구가 안되려고 선물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아무도 주인공에게 선물을 주지 않는다. 그럼 주인공은 세상은 모두 이기적이고, 배신만 때리는 놈들이 있다고 한다.
회귀한 주인공을 보자. 주고 주고 또 준다. 그러다가, 돌려주지 않거나 배신 때렸다고 회귀 후 아무에게도 안 준다. 안 줄 뿐 아니라, 뒷통수를 열라 때리고 다닌다
작가님들이 사회생활을 안해본 거다. 선물을 주고받아 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를 맺어보지 못한 거다.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에서 착하게 살라는 게, 무조건 주고 주고 또 주라는 게 아니다. 주고받으라는 거다. 그리고 그 주고받는 게 거래를 통해서가 아니라, 선물을 통해서인 거다. 교통과 통신이 발전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거래 보다는 선물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다. 거래를 할 대상도 많지 않다
이렇게 인맥에 따라 선물을 주고받는 사회보다는,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 자본주의가 나은 면도 있다. 하지만, 거래를 트는 행위, 선물을 주는 행위가 "호구"가 될 수 없다. 누가 신뢰할 인간인지는 선물을 주면서 알 수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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