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처, 자동차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관리하기.jpg

완연한 봄입니다! 하지만 따뜻해진 날씨에 마냥 기뻐할 수만 없습니다. 4월의 불청객인 미세먼지를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죠.

양날의 검과도 같은 이 비정한 봄날에 ‘차를 타고 봄나들이를 떠나려던 분들은 어떤 걱정을 하게 될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차 안에서만큼은 쾌적한 봄을 만끽하고 싶은 나머지, 차량용 공기청정기에 부쩍 관심이 높아지리라는 결론이 섰습니다.

하지만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무턱대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전에 차량용 공기청정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 물건인지를 파악해보고, 내게 당장 필요한지, 아닌지를 스스로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요?

1. 자동차 속 오염 물질을 찾아라!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소개해주는 듯싶더니, 갑자기 자동 차 속 오염물질을 찾으라니요?

그 이유는 바로, 일반 주거 및 사무 공간과 차이가 있는 자동차 실내 공간 만의 특징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오염 물질의 특징을 파악해야 이 물질들로부터 나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대책이 서게 되는 것이죠. 자동차 속 공기를 오염시키는 주요 물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볍게 쓰-윽 봐도 알 수 있듯이, 자동차 속 오염물질의 특징은 모두 ‘기체’라는 것입니다. 기체는 일반적으로 공기 청정기로 제거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죠. 입자가 매우 작아서 고급 필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차량용 공기 청정기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공기청정기와 다른 방식으로 작동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참고로 각질과 먼지 및 꽃가루 등의 미세 먼지들은 가스보다 입자가 큽니다. 이것들은 HEPA 필터의 섬유 그물에 잘 포착돼서 쉽게 걸러낼 수 있어서 수월한 편입니다. 즉, 자동차 및 가정환경에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면 미세먼지는 1차적으로 걸러주게 되는 것이죠.

2. 공기청정기, 크게는 이렇게 구분해요

이제 일반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공기청정기의 주 기능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시겠죠? 하지만 차량용 공기청정기에서도 세부 기능과 작동 방식에 따라 종류가 한번 더 나뉜답니다. 이를테면 시가잭에 꽂아서 쓰는 작은 것에서부터, 헤드레스트에 걸거나 어딘가에 놓아서 쓰는 조금 커다란 것까지 크기와 생김새도 제각각입니다.

여기서 디자인은 잠시 제쳐두고, 주요 작동 원리에 따른 공기청정기 구분을 한번 해보자고요!

음이온 식 공기청정기

음이온 식 공기청정기는 공기를 걸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온을 방출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주로 시가잭에 직접 꽂아서 사용할 수 있게끔 나온 제품들로, 크기가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이나 기타 분진이나 꽃가루, 또는 곰팡이 포자에 이온화된 물질이 표면에 달라붙어서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바닥으로 가라앉게 만드는 방식인데요. 이 방식은 넓은 공간을 정화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자동차 속은 매우 좁고 폐쇄되어 있어서 공기 중의 미세 먼지들을 제거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공기를 직접 걸러내는 것이 아니다 보니, 공기 오염 물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체를 정화시키지는 못한다는 것이 큰 단점입니다. 아, 물론 음이온 청정기가 오염된 기체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오존을 생성하면 되죠. 하지만 오존 역시 위험 물질이기 때문에 이 방법은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시가잭에 꽂는 음이온 청정기는 작고 빈약하기 때문에 그 기능이 자동차 속을 모두 정화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겠습니다.

필터 식 공기청정기

필터 식 공기청정기는 공기 내 먼지나 불순물을 걸러서 정화하는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오존을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가장 보편적인 작동 원리로 꼽히고 있습니다.

필터를 사용하는 공기 청정기에는, 다시 HEPA 필터와 활성 탄소 필터로 세분화 시킬 수 있는데요. HEPA 에어 필터는 공기 중 미세 먼지들을 제거하는 데 가장 안전하고 좋은 방법이고, 활성 탄소 필터는 자동차 배기가스 등 오염된 기체를 정화하는 데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점이 있습니다. 둘 다 모두 만족할 만한 정화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필터의 크기가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터의 크기도 차 안의 공기를 흡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게다가 사용 중에 소음이 발생하기도 해서 이에 대한 불만도 생길 수밖에 없죠.

테슬라의 생화학 무기 방어 기능을 들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테슬라에도 HEPA 필터 공기 정화 시스템이 탑재되어있습니다. 이 필터는 기존의 캐빈 에어 필터와 비교해도 4배가 넘는 크기를 자랑합니다. 덕분에 테슬라는 미세먼지부터 바이러스까지 필터링 되며 완벽하게 청정한 공기를 만들어 냈다고 발표했는데요. 반대로 말하면, 이렇게 필터의 크기가 확보되지 않으면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시중에는 효과가 있는 것도 분명 있지만, 꽤 많은 제품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상당수입니다.

아무래도 차량용 공기청정기의 크기가 작다는 것이 그 성능을 절감시키는 주된 원인일 텐데요. 그 외에도 자동차 속의 모든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음이온 식과 필터 식의 공기 청정기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 때문에 여러 개를 준비해 둬야 하는 애로사항도 손에 꼽힙니다.

3.  열 공기청정기 안 부럽게 직접 관리하세요

차량용 공기청정기의 다소 아쉬운 부분 때문에 구매를 보류하셨나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동차 속 오염물질을 온전히 기본 에어 필터 기능만을 믿고 방치해둘 수는 없겠죠. 이 역시 완벽한 공기 정화를 위해 설계된 것은 아니니까요. 이런 측면에서 꼭 공기청정기가 아니더라도 별도로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인만의 노하우를 갖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이 시간, 공기청정기 없이도 가성비 좋게 자동차 속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방법까지 짚어보도록 할게요.

아주 주기적인 '내부 세차'

차 바깥에서부터 들어오는 미세먼지부터, 우리 몸에서 조금씩 떨어지는 각질 등을 주기적으로 치워주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런 오염 물질들은 매트 위에 가라앉아 있다가도 사람이 타거나 움직이면서 일으키는 조금의 바람에도 쉽게 떠올라 우리 몸속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죠.

내부 세차를 모두 하는 것이 버겁다면, 주말마다 매트를 한 번 씩 털어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내기 순환 모드'

미세먼지 경고 수치가 나올 정도로 대기의 오염도가 높을 때에는 내기 순환 모드로 설정해놓고 달리는 것이 좋습니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원천 차단하여, 그나마 깨끗한 차 속의 공기를 보호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내기 순환 모드로 장시간 주행하게 되면, 차량 내 이산화탄소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장거리 운전 시에는 15분에 한 번 씩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 주기를 권장하기도 합니다. 이산화탄소냐 미세먼지냐 그것이 문제네요.

냄새나는 차에는 '숯 주머니'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시거나, 혹은 영문 모를 냄새가 차 안에서 자꾸 난다면 숯 주머니를 만들어 차 안에 걸어 보세요.

이런 숯들은 야자나무 열매를 태운 숯이나, 대나무 숯 등 친환경 방분탄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다 있는 그곳에서 작은 망 주머니 하나 사서 차 안 이곳저곳에 두시면 나쁜 냄새와는 이제 안녕입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높아져 가고, 어릴 적 그림일기에 줄곧 그려내던 파란 하늘은 어쩌다 한 번 볼까 말까 한 정도가 되었습니다. 깨끗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은 욕심이 날로 커져만 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겠지요. 특히 밀폐된 공간인 데에다, 맑은 산소를 지속적으로 뇌에 공급해 줘야 하는 노동(!)이 필요한 차 안에서는 그 욕심이 더 큰 것이 당연합니다.

공기 청정기 각각의 기능을 잘 따져서 내게 꼭 맞는 물건으로 구매하시고요. 경우에 따라선 나만의 노하우로 미세먼지를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세먼지로 뿌연 봄날, 차에서만큼은 상쾌한 기분이 함께 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