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통 포기하고 3기통으로 갈아탄 말리부, 더 좋아졌을까?

이례적이라면 이례적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다운사이징은 엔진 실린더 수는 그대로 두고 배기량만 낮추는 것이다. 그런데, 쉐보레는 이번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 엔진의 실린더 개수를 확 줄여버렸다.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은 중형 세단보단 경차를 떠오르게 만드는 '3기통'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출시되었다.

실린더 개수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마다할 일은 아니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선 어떤 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떤 부분이 개선되었는지, 그리고 나아가 그들의 주장대로 가격도 합리적인지 등을 객관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는 기존 모델과의 비교와 함께 부분변경된 쉐보레 말리부의 변화 포인트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쉐보레는 이번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 관련 보도자료에서 유독 1.35리터 엔진을 강조했다. 그들에게 불리할 수 있는 '3기통'이라는 키워드는 최대한 숨기면서도,  보도 자료의 절반 이상이 새로 도입된 1.35리터 엔진과 관련된 내용이었을 정도로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 도입된 3기통 엔진은 이번에 함께 도입된 1.6리터 디젤 엔진이나, 기존 2.0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보다 내세울게 많다.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1.35리터 엔진은 좋은 소재, 좋은 기술들이 비교적 많이 들어갔고, 함께 장착되는 변속기도 기존 'G EN III' 미션과 다른 것이다.

반면 1.35리터 엔진과 함께 도입된 1.6리터 디젤 엔진이나 2.0 터보 가솔린 엔진은 기존에 있던 엔진으로 큰 변화가 없다. 1.6리터 디젤 엔진의 경우 이쿼녹스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엔진이다. 136마력, 32.6kg.m 토크를 내고, 공인 복합연비는 15.3km/L다. 변속기는 GEN III 6단 미션을 그대로 장착한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기존 말리부에 있던 것과 같은 엔진이다. 253마력, 36.0kg.m 토크를 발휘하고, 1.6 디젤 모델과 마찬가지로 기존 GEN III 6단 미션을 장착한다. GEN I 미션보다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프레임이 씌워져 있는 미션을 쉐보레 입장에서도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1.35리터 가솔린 터보'모델은 기존 주력 모델이었던 '1.5 가솔린 터보' 모델을 대체한다. 앞서 잠깐 말씀드렸듯 1.6 디젤이나 2.0 가솔린 터보 엔진보다 내세울게 많다.  1.35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E-터보엔진'이라 불린다.  쉐보레에 따르면 엔진의 전체적인 구성이 비교적 좋고, 좋은 소재와 기술들이 대거 적용되었다.

우선 1.35리터 E-터보 엔진은 GM의 차세대 터보 엔진으로, 부분변경 말리부에 최초로 적용되었다.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중량을 감소시켰고,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로 연료 효율도 높였다.

또한 엔진 내부 온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신규 일렉트릭 워터 펌프와 터보 차저의 효율을 높여주는 일렉트릭 웨스트게이트 시스템, 기계식 진공펌프를 대체해 엔진 부담을 줄여주는 전자 유압식 브레이크 부스터 'eBoost' 등의 새로운 전자 기술이 적용되었다. 엔진은  156마력, 24.1kg.m 토크를 발휘하고, 모든 트림에는 Stop&Go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공인 복합연비는 14.2km/L다.

1.35 터보 모델은 '보령 미션'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났다. 부분변경 모델 중 유일하게 GEN III 미션이 아닌 'VT40' CVT 무단변속기를 장착한다. 일반 스틸 벨트 타입이 아닌 Lulk 체인벨트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쉐보레에 따르면, 1.35 터보 모델에 장착되는 무단변속기는 넓은 토크 영역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고 부하 영역에서의 변속감 개선을 위해 일반 자동변속기의 톱니바퀴 패턴이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한다.

실린더 수가 줄었고, 배기량도 줄었다. 그리고 중량도 소폭 증가하여 수치상으로 손해를 본 부분도 꽤 있다. 먼저,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1,341cc 3기통 싱글 터보 가솔린 엔진은 156마력, 24.1kg.m 토크를 발휘하고, 공인 복합연비는 13.3~14.2km/L다. 변속기는 CVT 변속기를 장착한다.

기존에 있던 1,490cc 4기통 싱글 터보 가솔린 엔진은 GEN III 자동 6단 변속기와 결합되고, 166마력, 25.5kg.m 토크를 발휘한다. 공인 복합연비는 13.0km/L다. 새로운 엔진이 기존 1.5리터 엔진보다 배기량, 출력, 토크 수치가 낮고, 공인 복합연비는 더 좋다.

크기 및 중량 제원도 소폭 변화했다. 부분변경 모델의 크기 제원은 길이 4,935mm, 너비 1,855mm, 높이 1,465mm, 휠베이스 2,830mm이고, 공차중량은 1,400~1,415kg이다.

기존 말리부의 크기 제원은 길이 4,925mm, 너비 1,855mm, 높이 1,470mm, 휠베이스 2,830mm이고, 공차중량은 1,400kg이다. 길이는 부분변경 모델이 더 길고, 높이는 부분변경 모델이 더 낮으며, 너비와 휠베이스 수치는 기존과 부분변경 모델이 동일하다.

쉐보레는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의 가격을 최대 100만 원 낮췄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그럴까? 부분변경 모델부터 살펴보자. 기존 1.5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을 대체하는 '1.35리터 터보 가솔린' 모델의  최저 기본 가격은 2,345만 원, 최고 기본 가격은 3,210만 원이다. 옵션 가격은 트림 별로 최대 338만 원까지 발생한다. 쉐보레에서 제공하는 공식 할인은 없다.

지역은 서울, 날짜는 2018년 12월 5일을 기준으로 취득세와 공채 비용 등을 잡았다. 옵션을 넣지 않은 최하위 트림 차량의 취득세와 공채 비용은 161만 2,680원, 옵션까지 모두 넣은 최상위 트림 차량의 취득세와 공채 비용은 233만 8,980원이 발생한다. 부대비용은 4만 원으로 동일하게 설정했다.

결론적으로, 이들을 모두 합했을 때 나오는 '쉐보레 말리부 1.35 터보 가솔린' 모델의 최저 실구매 가격은 2,480만 2,680원, 옵션 가격까지 포함한 최고 실구매 가격은 3,595만 8,980원이 된다.

다음으로 부분변경 이전의 '쉐보레 말리부 1.5 터보'모델의 실구매 가격이다. 최하위 트림 차량의 기본 가격은 2,345만 원, 최상위 트림 차량의 기본 가격은 3,310만 원으로, 최저 기본 가격은 부분변경 모델과 동일하고, 최고 기본 가격은 부분변경 모델이 100만 원 저렴하다. 트림에 따라 옵션 가격은 최대 368만 원까지 발생하고, 쉐보레가 제공하고 있는 할인율은 차량 가격의 9%다.

취득세와 공채 비용은 최하위 트림 차량이 148만 6,460원, 옵션 가격까지 모두 넣은 최상위 트림 차량은 224만 4,340원이 발생했다. 부대비용은 4만 원으로 동일하게 설정했다.

결론적으로, 이들을 모두 합한 '쉐보레 말리부 1.5 터보' 모델의 최저 실구매 가격은 2,286만 6,460원, 옵션 가격까지 모두 더한 최고 실구매 가격은 3,450만 4,340원이 된다. 기본가격과 마찬가지로 최저 실구매 가격은 부분변경 모델이 비싸고, 최고 실구매 가격은 부분변경 모델이 약 145만 원가량 저렴하 다.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