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과 통계로 보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

생물학 석사이고 bioinformatics를 꽤 배워서 통계도 웬만큼은 압니다.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람에게 고도로 집중된 관심을 보여야 하는 가장 극단적인 직업인 정신과 의사의 성비를 생각해보면 쉽게 답 나올 듯 하군요. 그 직종의 성비가 여성 90% 정도 되던가요? 생물학 통계학 둘 다에서 형편없는 수준의 이해도를 가지고 아는 척 떠드는 건 저 사람도 똑같아요.

직업의 성비 발생의 배경은 일반적으로 그것의 노동의 강도와 임금의 수준, 사회적 명예 정도에 따라서 결정되죠. 그리고 그것에 대한 사회의 기댓값에 의해서요.

예를 들어서 의사의 성비가 남성이 훨씬 높고, 간호사의 성비는 여성이 훨씬 높은 이유는 근대 이전까지 내려온 여성의 2등 노동자의 이미지, 보조적인 노동자의 이미지, 그리고 남성의 작업 능률에 대한 일종의 사회적 환상이 오랫동안 굳건히 자리잡고 국민을 교육하며 스스로를 답습해온 결과입니다.

즉, 어떤 업무든 남성이 더 잘 하기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것처럼 중요한 일 같은 것은 남성이 1선에 서야 하고, 여성은 그것의 보조를 하는 게 바람직하며, 각각의 역할에 따라 당연히 남성이 더 많은 명예와 부를 가져야 하고, 여성은 그보다 적은 값을 가지는 게 공정하다는 문화가 굉장히 긴 시간 동안 굳건히 자리잡아 와서에요. 그래서 우리는 남성이 의사가 되어 수술을 집도하고 여성 간호사가 옆에서 메스와 석션을 준비하는 그림에 익숙한 것이고, 그래서 그와
 같은 '자유로운 직업 선택'이라는 환상 너머의 현실에는 성별 불균형이 초래되는 겁니다.

차라리 위에서 얘기한 성별에 따른 직업의 문화가 굳건해진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생물학을 쓰면 그럴싸할 겁니다.

예를 들어 임신과 출산이라는 생존 페널티라는 개념에서부터 시작해서, 남성과 여성이 각각 권력을 욕망하는 과정에서 리스크 테이킹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느냐 같은 걸 비교한다면 남성이 더 많은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의사를 기꺼이 선택하려 했고 그러한 선택압이 지금의 성비 불균형을 초래한 최초의 원인이라는 식으로 진단할 수 있겠죠. 진화심리학적인 설명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합니다.

뇌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아직 남성은 사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여성은 사람에 더 관심을 가진다. 이런 문장을 단언할 수 있는 과학자는 없어요. 문화권을 막론하고 입증된 바라고요?ㅎㅎㅎ 대체 누가 어떤 논문에서 입증했답니까? 잘 수행된 실험 결과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를 들고도 센서티브한 이슈에서는 "~인 듯 보인다." 정도로 보수적인 결론밖에 못 짓는 것이 현대 생물학인데.

개인적으론 과학적 배경 없이 사상을 떠들어대는 이데올로거보다도, 본인도 전혀 모르면서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척 과학팔이하는 이데올로거들이 더 얄밉습니다.

정성어린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저기서 떠드는 분도 나름 교수로서 커리어가 있는 분이긴 합니다.

생물학과 통계학에 대해서는 얼마나 잘 아는지까지는 제가 평가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조던 피터슨(Jordan. B. Peterson).캐나다의 임상 심리학자, 심리학 교수.주요 경력은 크게 두 줄기로,개별 면담에 바탕한 실전 심리치료 활동으로서직업인을 위한 컨설팅, 기업 전략 설계, 자기계발 프로그램 기획 등의 업무를 담당한 이력과,대학 강단에서 교수직을 이행한 이력이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부 겸임교수(1993~1998)를 거쳐현재 토론토 대학교 심리학부 정교수직에 있다."

하지만 조던 피터슨 같은 경우엔 기독교보수주의자  이기도 합니다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18/feb/07/how-dangerous-is-jordan-b-peterson-the-rightwing-professor-who-hit-a-hornets-nest
절대 평등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선 뭔 평등적인 말을 하는 사람으로 표현되는데... 저 사람 자체가 보수주의의 편에 서서 말하는 사람입니다 교수로서 커리어 있는거 맞습니다만 저사람의 말 차제는 남성우월주의가 내포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댓글 보고 배워갑니다. 장황한 본문보다 간결한 님 댓글이 몇배는 더 논리적이네요

그냥 모든 논리는 여기서 “사람마다 다르다.” 면 끝입니다.
통계학적이나 확율 같은건 절대로 안통하는 곳 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도 그냥 머리끄댕이 잡고 멱살 잡는 것으로 끝나지 않게끔

이성적이고 다소나마라도 생산적인 논의가 될 수 있는 한국의 인터넷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뭔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고개를 흔드는 나를 본다.

관심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