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박근혜는 언젠가 한번 대통령을 해야 했습니다.
이명박을 미화한, 거짓으로 가득찬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이명박이 갑자기 뜨지 않았다면,
박근혜는 17대 대통령이 거의 확실했습니다.
박정희 신화에 사로잡혀 있는 국민의 반이 있기에,
박근혜가 하겠다고 하는 한, 박근혜는 언젠가 한번 대통령을 하고 역사에서 사라질 운명이었지요.
만약, 지금 이 시점에서 청와대에 박근혜가 있었다면,
북미정상회담은 굉장히 어려웠을겁니다.
문통이 귀신같은 협상력으로 미국으로부터 '한미연합훈련 연기' 언급을 받아내어서 북한에 대화의 명분을 제공했고,
평창올림픽 기간내내 (트럼프가 올림픽에 한게 뭐있다고) 올림픽도, 북한과의 대화도 다 트럼프 덕분이라며
거의 매일 트럼프 칭찬을 입에 달고 살면서 트럼프에게 '북미대화를 할 실익'을 안겨주었고,
국내 반대파들의 마타도어를 온몸으로 얻어맞으면서도,
다른 지도자 같았으면 국내정치 타개를 위해 국제정치를 이용할만한데, 털끝만큼도 외교를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마지막 부분은 언론의 혹독한 매도에도 끝까지 문통을 지지하며
70%이상의 철통 지지율을 유지해줬던, 국민들이 한땀한땀 문통 몸에 입해줬던 철갑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던 일입니다.)
반면, 지금 이 상황에 청와대에 박근혜가 있었다면,
북한이 먼저 우리나라에 대화를 제의해 왔더라도 지지세력과 보좌진의 극우성향 때문에 대화 자체가 불가능했을테고,
분명 남북대화, 북미대화를 국내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그 공을 자신에게 돌리는 발언을 했을테니,
트럼프가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을 가능성도 더 적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최순실이 역대급 깽판을 쳐놓은 탓에 박근혜가 조기퇴진했고,
문통이 조기등판해서 미국과 북한에 바로 물밑접촉을 시작했고,
올림픽을 거쳐 지금의 불가사의하리만큼 급격한 한반도 평화 협상 국면이 시작되었습니다.
박근혜라는, 우리나라가 피할 수 없었던 5년을 최순실이 깽판쳐서 날려먹은 탓에,
우리나라는 결정의 순간에 'the great negotiator'를 지도자로 가지게 되었습니다.
잠결에 헛소리를 길게 한 것 같기는 한데,
문통의 외교력과 그 문통을 철통같이 지키는 70%지지율의 국민들은
지금 한반도가 가진 커다란 축복인것 같습니다.
(기타)
밤에 보면 오열하는 냉부 레전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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