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181246001&code=940100
경찰, ‘정치자금법 위반’ 황창규 KT회장 등 사전 구속영장 신청
이재덕 기자 [email protected]
국회의원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황창규 KT 회장(65)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직원을 동원해 19·20대 국회의원 등 정치인 90여명에게 수억원을 ‘쪼개기 후원’한 혐의(정치자금법·업무상 횡령)로 황 회장과 구모 사장(54), 맹모 전 사장(59), 최모 전 전무(58) 등 KT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을 포함해 7명을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황 회장 등은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 11억5000만원을 조성하고, 이 중 4억4190만원을 19·20대 국회의원 등 정치인 99명의 후원계좌에 입금했다.
후원금을 입금할때는 임직원들이 동원됐다. 2014년, 2015년, 2017년에는 대관부서 임직원 명의로 자금을 보냈고, 20대 총선이 있던 2016년에는 사장 등 고위 임원 총 27명의 명의로 후원했다. 임원 1인이 후원계좌 1구좌당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300~1400만원씩 돈을 보냈다. 입금 뒤에는 직원들이 국회의원 보좌진을 찾아가 입금한 임직원의 인적사항을 알리고 KT의 자금이라는 사실을 설명했다.
이들은 입금대상 국회의원과 후원금액 등을 사전에 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주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상이 됐다. 경찰은 KT가 자사와 관련된 법안을 다루는 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계획하고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14~2017년 이들 상임위에선 특정업체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합산규제법’,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한 은행법 개정안, 황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등 KT와 관련된 현안들이 논의되거나 통과됐다. 경찰 관계자는 “100%는 아니지만, 상당부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같은 내용들이 모두 최종 결정권자인 황 회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임원 진술, 회의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하면 황 회장이 모르고서는 이런 일들이 이뤄질 수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회장 측은 “보고받은 사실이나 기억이 없고 일부 임직원들의 일탈행위라고 판단한다”며 범행 일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KT의 법인 자금을 후원회 계좌로 입금받은 국회의원실 관계자 등을 불러 추가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국회의원실에서 보좌진이나 지인 등을 KT에 취업시켜 달라고 요구해 실제로 채용이 이뤄진 정황도 포착돼 내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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