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견 키우는 입장에서 그냥 뻘소리.

개는 짐승입니다. 언제 어떻게 돌발행동을 할지 모릅니다. 이걸 인정하고 나면 개를 보는 시선이 자연스레 달라집니다.

사람을 안 문 개도 언제든 사람을 물 수 있고, 문 개도 얼마든지 차후 공격성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한 번 문 개는 무조건 죽여야 하니 뭐니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 번 사람 문 개가 또 사람을 무는 경우가 많은 건 개가 사람을 공격한 이유와 상황을 무한히 반복하는 견주가 그대로이기 때문이지 결코 개들의 행동이 교정이 안 되어서가 아닙니다.

요컨대 중요한 건 견주라는 말입니다.

내 개의 기분과 상태를 끊임없이 체크하여 개가 지나치게 흥분할 상황에 노출시키지 않아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되도않을 무조건적인 통제를 시도하거나 아예 방치해버립니다. 정작 사람도 그렇게 통제가 안 되는데 짐승한테 그게 될까요.

저도 맹견 키웁니다. 훈련 받을 거 다 받고 사람 공격해본 적 없는 순둥이들입니다. 제 눈에는 가족 같은 놈들입니다. 그래도 항상 의심하고 관찰합니다.

개니까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릅니다. 악의에서 기인한 공격성이 아닌 단발적인 돌발 행동일지언정 한 번 손에서 벗어나면 대형사고니까요.

실제로도 2년 전쯤 개 데리고 산책 중에 로트와일러를 데리고 나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큰개들끼리는 가까이 붙이지 않는 게 매너라 손짓했지만 끝내 가까이 오더군요. 그리고 바로 개들끼리 싸움이 붙고, 상대 견주는 겁먹고 잡고 있던 목줄을 던지더군요.

바로 옆이 놀이터라 뛰어노는 아이들도 많았는데 말이죠. 제가 잠깜 미쳤는지 상대 개 목줄까지 잡았습니다. 흥분한 로트는 주인이 아닌 사람이 줄을 잡으니까 제 개가 아닌 저를 공격하더군요. 목을 물려는 걸 막다가 팔뚝 물렸습니다. 다행이 저희 개가 상대 로트를 제압한 덕에 더 큰 사고는 나지 않았습니다. 자기 개가 다른 개한테 깔려서 씩씩거리며 숨 몰아쉬는데도 상대 견주는 끝까지 겁먹어서 다가오지도 않더군요. 맹견 키우면서 이런 야성적임 모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데려다 키웠나 봅니다.

일 다 수습되고 하는 말이 이런 적이 한 번도 없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개가 나쁜 게 아니라 개를 키워선 안 될 사람들이 개를 키워서 사고가 생기는구나. 라고 말이죠.

우리 애는 안 물어요. 이딴 말 하는 견주들이 문젭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개 컨디션이나 기분 체크는커명 스트레스관리 할 줄도 모르고 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냥 악세사리처럼 개 데려다가 먹이 주고 하면 그만인줄 아는 사람들이지요.

개가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이 문제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개를 키우니 끊임없이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사람들 피해서 죄인처럼 인적 드문 새벽에만 목줄 단단히 매고 산책 나가는 견주들도 많습니다. 몰지각한 이들때문에 정상적으로 개를 키우는 사람들까지 너무 죄인 보듯 하지는 말아주세요.

덧. 소형견주들 제발 목줄하세요. 작건 크건 남의 개가 왈왈거리면 무섭습니다. 맹견 키우는 저도 남의 개는 크던 작던 무서워요. 이만한 놈이 물어봐야 뭐가 아프다고 이딴 개소리 하지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