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물가 관련 글에 대해서 몇 가지 해명(?) 혹은 설명(?)

어제 밤에 폰으로 이토 들어왔다가 깜짝 놀랐네요.

베트남 물가 관련해서 시리즈로 썼던 3개의 글 중에 하나가 인게에 가 있더라구요 ㅎㄷㄷ

댓글은 그 사이에 거의 100개 가까이 늘었구요.

들어가서 댓글들을 읽어 보는데 잘못 이해하시거나 제대로 된 사실이 아닌 내용을 알고 계신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댓글에서 나왔던 내용들에 대해서 해명(?) 혹은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전 기본적으로 글은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써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용어들도 쉽게 풀어서 쓰려고 하고 나름의 이론적인 배경을 동원해서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노력을 하는 편 입니다.

그런데 이번 글은 해명 혹은 설명에 대한 글이니 그런 풀어 쓰는 과정은 생략하고 이론적인 배경 까지 곁들여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1. 베트남 급여 수준이 그렇게 낮지 않다. 너무 낮게 잡은 것 아니냐. 혹은 한국 급여를 너무 높게 잡았다.

평균 소득 혹은 평균 급여에 대한 것은 정확한 자료를 찾기가 매우 힘듭니다.

하다 못해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어느 기관에서 어떤 기준을 잡느냐에 따라 평균 소득의 수치가 굉장히 다르게 바뀌니까요.

예를 들어, 동일한 자료를 가지고 분석하더라도 평균값, 최빈치, 중앙값 등의 기준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값은 천차만별로 나오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평균 소득을 구하는데 있어서 각 기관 마다 사용하는 자료가 제각각이어서 정확한 자료를 산출하기가 힘듭니다.

제가 사용했던 자료는 한국 급여의 경우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17년 임금 근로자 평균 급여 자료 입니다. 

거기에는 평균 연봉이 3,470만원으로 나왔습니다.

작년 말에 나온 나름 가장 정확한 국세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급여 소득자 전수 자료 활용) 2017년 통계가 3,517만원입니다.

그리고 베트남 소득은 최저 임금과 저희 회사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내용들을 모두 반영해서 대략 월 평균 600만동으로 계산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잡코리아나 인크루트 같은 대형 취업사이트인  Vietnamworks 라는 곳에 따르면 

2017년 베트남의 평균 소득은 약 650만동 입니다.

물론 저 사이트는 주로 사무직이나 기술직 같은 직종이 많아서 

최저 임금의 혜택을 못 받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직원들이 많은 현실은 반영 못 하고 실제 보다 조금 높은 감은 있습니다.

암튼..제가 잡은 평균 급여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은 것은 아니란 사실 입니다.

실제 많은 이들이 느끼는 체감 급여와 통계치가 다른 것은 소위 통계의 함정이라 부르는 것들 중에 한가지 요인 때문입니다.

특히나 IMF 이후에 소득 격차가 거의 미국형 처럼 벌어지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치와 체감치의 괴리가 더 커지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 글이 이토방에 올라 왔고 여기 구성원들이 그 글을 봤기 때문에 그들의 집단의 성격에 따라서도

괴리도는 더 커질 수도 작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볼 때는 2-30대가 주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기준으로 본다면 확률적으로

평균 급여 보다 낮은 급여를 받을 확률이 높아지죠. 

그래서 내가 느끼는 평균 급여와 통계치 와의 괴리가 크게 느껴질 수 있는 거죠.

반면, 명문대학교의 커뮤니티에서 동일한 이야기가 나왔다면 평균 급여가 너무 높다가 아니라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을 겁니다.

그것은 집단의 성격에 따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죠.

참고로 아래는 2019년 베트남의 최저임금표입니다.

베트남 직업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공장 노동자들의 절대 다수는 아래 최저임금표의 영향을 받습니다.

저것을 기준으로 그 회사가 위치한 주변 동종 업계나 이직 가능한 업종의 급여 수준에 맞춰서 매년 급여가 인상이 됩니다.

그래서 일부 지역 같은 경우는 워낙 일손이 귀하기 때문에 저런게 무시되고 주변 업체들의 급여를 따라가게 되죠.

그래서 급여가 확연히 다르게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 공단이 들어선 박닌과 그 주변 지역이 그렇습니다.

삼성전자의 급여 수준이 높다 보니 연쇄적으로 그 주변에 입주해야 하는 1,2차 밴더들의 생산직 급여 수준도 따라서 올라가게 된거죠.

그래서 현재 그 동네는 그냥 다른 나라 처럼 급여가 확 높습니다.

혹자는 그러면 다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노동자들이 그 쪽으로 대거 이주하면 되지 않냐고 하겠지만...

그 동네의 물가수준 또한 굉장히 높아서 버는 만큼 많이 쓰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타지역에서 이주해 가는 경우라면 생각 만큼 돈이 많이 모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급여가 고향에 비해 최소 3-40%이상 높아도 워낙 물가가 높다 보니 못 버티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직장을 잡는 베트남 사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당장...저희 회사에도 그런 식으로 고향으로 돌아온 고급 인력(?)들이 꽤 됩니다.

암튼 제가 설정한 베트남과 한국의 급여 수준은 여러 통계치를 보더라도 특별히 많이 낮거나 높지 않습니다.

2. 왜 베트남 급여와 한국 급여를 환산해서 한국식으로 표현해서 혼란이 오게 만드냐?

이와 관련해서는 굳이 저도 머리 아프게 그렇게 한 이유가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지만 또 과부하에 대해서 대처하게 끔 진화되어 왔습니다.

더군다나 요즘 처럼 정보의 홍수 속에서는 그런 기능이 더 자주 발현되게 되죠.

그리고 그것을 과학자들은 휴리스틱( heuristics) 이라고 부릅니다.

휴리스틱이 뭐냐면 쉽게 우리말로 해서 어림짐작 혹은 때려맞추기 혹은 유사합리적 정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이게 뭐냐?

우리의 뇌는 동시에 다양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효율적으로 기능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뇌로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처리, 분석해서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뇌가 인지하는 중요한 정보 몇 가지를 가지고,

대충 때려 맞추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휴리스틱이라고 부르죠.

뭐 이와 관련해서 자세하게 설명 드릴려면 진짜 글을 몇 편을 연달아 써야 해서 생략하고 대충 저런 것이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립니다.

뜬금없이 학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휴리스틱과 제가 글을 그런 식으로 쓴 것이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그 게시물에 보시면 여러 댓글들이 혼란이 온다거나 지나친 비약이라거나 하는 등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부분 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기준으로 봤을 때 물가 수준이 너무 과도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혹은 내가 경험한 베트남은 그 정도로 물가가 높지 않은데 라고 생각하는데서 오는 혼란인 것 입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베트남의 물가 수준이 그 정도로 높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주로 접하는 정보 혹은 경험이 한국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서 유사합리적으로 추론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 뿐 입니다.

예를 들어서,  관광객으로서 관광지에서 먹는 간단한 길거리 식사류도 3-5만동 수준의 가격을 보면,

우리는 베트남인들의 평균적인 소득 수준을 머리로는 알아도 그것을 일일이 소득 수준 대비 환산해서 머리 속으로 계산한 후 느끼지 않습니다.

직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네가 일반적이고 거기서 조금 나아간다 하더라도 

대충 우리 보다 급여가 낮은데 식대도 낮으니 대충 소득 수준 대비 맞는 물가이겠구나 라고 생각한다는 것 입니다.

즉..급여가 낮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더라도 그 비율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대충 한국 물가 대비해서 평가하기 때문에

현지인이 체감하는 실제 물가가 그렇게 엄청나게 높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여러 과정을 거쳐서 베트남 소득을 한국 소득으로 환산해서 한국식으로 표현했을 때,

우리가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엄청난 가격이 등장하게 되는 것 입니다.

제가 글에서 여러 번 강조했듯이 평범한 베트남 사람들은 그저 회사, 집을 오고가는 것이 평소 일상 입니다.

외출하면 바로 돈이기 때문이죠.

거리에 사람들이 넘쳐 나는 것은 그 만큼 그 나라에 사람이 많고 젊은층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지,

구매력이 높아서 그만큼 소비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퇴근하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 입니다.

참고로 제가 사는 동네는 인구 15만 정도의 지방 소도시 정도 규모 입니다.

오후 8시만 되면 이미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고 밤 10시가 넘으면 가라오케나 식당 등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업소가 다 문을 닫고 거리는 조용합니다.

한국 같으면 한창 흥청 될 시간대가 아닐까요?

베트남 젊은이들의 가장 큰 목표가 뭔지 아시나요?

그것은 바로 결혼 자금을 마련하는 일 입니다.

급여 대비 결혼 자금이 워낙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몇년씩 결혼을 미루고 돈을 모으는 커플들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우리도 비슷하겠지만 베트남은 우리 보다 더 심각한 것이 결혼식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웨딩파티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8~10명 짜리 테이블 하나 당 비용이 최소 1~1.5백만동은 됩니다.

호치민 같은 경우에는 요즘 많이 올라서 3-4백만동도 간다고 하죠.

그런 테이블 20개 짜리 작은 결혼파티를 한다고 해도 못해도 이것저것 하면 최소 3-4천만동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건 결혼파티(피로연)만 그렇고 그 외에 우리와 비슷하게 함 들이는 날 같은 것이 있는데

그거 준비하는 비용하며 이것 등등 하면 결혼하는데 평균적으로 1억~1.5억동은 든다고 합니다.

그러면 다른 것도 아니고 결혼 비용으로만 2년치 연봉은 고스란히 날아가는 거죠.

거기에 집 사려고 하면 아무리 외진 곳의 쓰러져 가는 집이라도 4-5억동 이상은 줘야 합니다.

아무리 외진 곳의 쓰러져 가는 집을 산다고 해도 연봉으로 따지면 최소한 6~7년은 모아야 하는 겁니다.

만약 중소도시라면? 못해도 8-9억동 기본은 10억동 이상이며 시내로 들어간다고 하면 수십억동 단위로 뜁니다.

이러니 아직까지 결혼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베트남 사람들의 특성 상 젊은층들은 그냥 숨만 쉬고 산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당장 제 맞은편에 않은 30대 중반의 노처녀 직원은 월급이 1000만동 정도로 낮은 금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퇴근하면 집 밖으로 아예 안나갑니다.

먹거리 같은 거 살 때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회사 그리고 월세집입니다.

싸구려 옷 한벌을 사도 10만동이면 벌써 하루 일당의 절반 입니다.

싸구려 길거리에서 파는 운동화를 사도 10만동이면 벌써 하루 일당의 절반 입니다.

싸구려 옷과 운동화를 같이 사면 하루 일당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싸구려로만 산다고 하면 2시간 이내의 시급이면 충분히 삽니다.

친구들 4-5명이서 식당에서 술과 함께 식사를 하면 싸게 먹어도 6-70만동은 나옵니다.

조금 괜찮은데 가면 100만동이 훌쩍 넘죠.

60만동만 해도 3일치 일당이고 100만동이면 5일치 일당입니다.

우리 식으로 따지면 3-50만원인 거죠.

이런 현실을 단순히 4-5명이서 식당에 가면 6-70만동(3~3.5만원)이라고 단순히 적어 놓으면,

우리의 뇌는 편의상 그래도 저렴한 편이네 혹은 적당한 수준이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 복잡하지만 환산 과정을 거쳐서 한국 원화로 비용을 표시한 것 입니다.

원화로 환산된 베트남 물가를 보시니 살인적인 물가란 것이 확 체감되시지 않으시던가요?

3. 공산품의 가격은 어느 나라나 비슷한데 그걸 베트남의 수준에 끼워 맞춰서 비싼 가격이라고 하면 억지가 아니냐?

제대로 위 질문을 적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늬앙스는 몇몇 분들은 공산품 가격과 관련한 질의 혹은 댓글을 다셨는데 그에 대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공산품은 편의상 공장에서 만들어낸 제품을 의미합니다.

(혹자는 공산품과 수입품을 동일시 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그런데 이 공산품은 기본적으로 많은 물품이 교역재이기 때문에 나라 별로 관세 및 부가세 등의 세제 효과를 비교하면 

원가 부분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같은 공산품이라도 비교역재인 경우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가격 차이는 납니다.

왜냐하면 인건비나 기타 비용들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같은 공산품이라도 그것이 교역재냐 아니냐에 따라서 물건값이 비슷하기도 하고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하는 것 입니다.

제가 사례로 들었던 것들의 상당수는 교역재로서 해외나 베트남이나 가격이 비슷합니다.

뭐..한국과 비교하면 동일한 수입품의 경우 한국 보다 베트남이 더 싼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베트남 사람들도 기술의 이기를 누리며 살아가는 현대인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공산품에 대한 수요가 높습니다.

다만, 그 공산품 및 공산품을 이루는 원부재료의 상당수가 교역재이기 때문에 가격이 소득 대비해서 높습니다.

샴푸 같은 거 3-400ml 짜리 작은 용량으로 싸구려를 산다고 해도 7-8만동 입니다.

우리 같으면 싸구려 샴푸로 산다고 하면 2-3천원대면 사지 않나요?

시급으로 따진다면 1시간 일하면 3개 정도 사겠네요. 

반면 베트남에서는 저런 샴푸 하나 사려면 3-4시간은 일해야 하나를 겨우 삽니다.

그래서 베트남은 아직까지 일회용 샴푸나 바디샤워에 대한 수요가 꽤 높습니다.

한번에 대용량을 사는 것이 결과론적으로 저렴하지만 가격이 비싸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싼 1회용품을 사는 거죠.

베트남의 많은 공산품은 비교역재라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그 공산품의 원부재료 등은 교역재인 경우가 많아,

소득 대비 해서 보면 공산품의 가격이 굉장히 비싼 것 입니다.

조금 어려운 이야기가 나왔는데 교역재, 비교역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노벨 경제학상에 빛나는 폴 크루그먼 교슈가 

잘 설명한 내용이 인터넷에 많이 있으니 그 부분을 보시면 이해가 조금 쉬울 겁니다.

암튼...처음에 글 쓰려고 할 때는 이것저것 답변할 거리가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처음에 생각했던 것들은 다 잊고 몇 가지만 적게 되었네요.

덧글 :

인터넷 글쓰기란 것을 거의 20년 가까이 해왔습니다.

어릴 때 부터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거 좋아하고 설명해 주는 거 좋아하고 글쓰는 거 좋아하고 했던 영향이 남아서 인지

인터넷이 대세가 된 이후 부터는 인터넷 글쓰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거친 인터넷 커뮤티니가 꽤 됩니다.

뭐...나름 악명(?)을 얻기도 명성(?)을 얻기도 했었습니다.

아마...워낙 많은 글을 써대는 폐인 생활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제가 활동을 안한지 수년이 흘러도 가끔 방문해서 글을 쓰면 닉네임 만으로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꽤 있을 정도죠.

초창기 프리챌 시절에는 제가 썼던 글이 조회수가 100만회가 넘기도 했었습니다.

그 유명한 조갑제 옹 께서도 직접 스크랩해 가서 자신의 사이트에 추천의 말과 함께 올린 글도 있었죠.

초창기 인터넷 세상에서 유명했던 플래시 사이트 였던 솔로문이라는 곳에서도 플래시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양희은 님의 '늙은 군인의 노래'를 배경곡으로 제작하기도 했었죠.

순전히 글쓰기 하나만으로 하루 밤 사이에 수천통의 협박 이메일과 격려 이메일을 받아 보기도 했었고,

대선 한참 전 부터 정세 분석글을 시리즈로 올리며 그 글을 읽어 본 선배가 

혹시 저인가 확인차 전화를 해와서 저란 것을 확인하고는 국회의원 보좌관 자리를 제안 받기도 했었습니다.

(이회창 대세론, 이인제 대세론이고 이제 막 노무현이 후보 출마 선언했을 때 노무현의 대선후보 선출과 대통령 당선을 예측했었습니다)

나름 모 폐인사이트에서는 GM 파산 신청(1년 전 부터 이야기...), 우리나라 저축은행 대란(마찬가지로 1년 전 부터 이야기...), 

그리고 금융 위기 이후의 장기간의 저금리(당시 대다수가 금리 인상을 예측했을 때, 미국 가계대출잔액 추이를 통해 분석했었습니다.)를

예상해서 당시 거기서 욕 무지하게 먹었었죠...하지만 결론은 장기간의 저금리로 이제 겨우 금리 인상이 시작되었죠..그게 벌써 7-8년 정도 되었네요 ㅋㅋ

암튼...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쓴 것은 이렇게 배경 설명을 해야 그나마 저 놈이 오랫동안 폐인짓거리 했으니 

어느 정도 인터넷 게시판 문화에 대해서 타당한 견해를 갖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줄까 싶어서 노파심에 적어 본 것 입니다.

마치 여러 곳에서 그 사람의 약력을 강조하는 것 처럼.....

소위 메이저라 불렸던 여러 사이트 혹은 게시판 등에서 20년 가까이 폐인짓하면서 느낀 것이

그 사이트를 망치는 것은 결국 프로불편러라는 것 이었습니다.

소위 이야기하는 친목질이 망친다는 의견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친목질 보다 더 큰 해악이 프로불편러 입니다.

게시판이나 사이트의 생명력은 결국 정보 생산성에 따라가기 마련 입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생산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위 말하는 폐인들이 많죠.

또한 친목질이라 부르는 것을 일삼는 무리들이겠지요.

뭐 저도 친목질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필연적으로 친목질은 배타성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프로불편러들이 다수 등판하게 되면 사이트는 점점 말라 버리게 됩니다.

사실 정보가 될 만한 글을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해서 글을 쓰게 됩니다.

어찌 되었건 일부라도 가치를 느낄 만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생각 보다 노력과 시간을 소비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사람들의 반응을 기대하게 됩니다.

칭찬이던 아니면 댓글수던, 조회수라던지 어떤 것 이던 일단 게시자는 자신의 투자가 뭔가로 환산되는 것에 대해서 

만족감 혹은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굳이 자신의 수고를 들이면서 까지 글을 쓰는 것 이지요.

다 자기 만족 때문인거죠.

그런데 프로불편러들이 등장해서 게시글을 난장판을 만들어 버리면 회의감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저야 20년 가까이 경험하다 보니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게 계속 반복되다 보면 이윽고 흥미를 잃어 버리게 되고 그 사람은 거기를 떠나거나 더 이상 그런 글을 쓰지 않게 됩니다.

굳이 내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거든요.

그런 이들이 늘어나게 되면 점점 그 게시판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곳에 비해서 정보의 신속성이나 방대함 등에 있어서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결국 많은 이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런 일련의 사이클이 두세번 반복이 되면 결국 그 게시판은 죽거나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찾는 곳으로 바뀌게 됩니다.

제가 경험했던 여러 사이트들 중에서 나름 한국에서 50위 안에 들었던 사이트 였으나 

지금은 하루에 글 몇 개 올라오기도 힘든 사이트가 된 곳도 결국 그런 식으로 망가졌죠.

뭐...프로불편러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불편한 것은 알겠는데,

그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불필요한 불편 때문에 결국 내가 불편을 토로할 공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은 기억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여러 사이트에서 한 때 프로불편러로 이름이 악명을 떨치던 이들도 그 공간들이 망가지면서

결국은 사라져 갔죠.

사람의 생각은 다 다르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다름은 근거를 통해서 표현되는 것 이지 내 감정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비판과 비난은 다른 것 이지요.

비판은 근거가 있지만 비난은 근거가 없습니다.

근거가 있는 것은 상대방이 내 생각에 동조해 주거나 그 사람의 생각을 바꿀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지만,

근거가 없는 것은 그저 나와 상대방의 짜증만 더 키울 뿐 입니다.

토론에서 공격 보다 방어가 힘든 이유를 아시나요?

상대적으로 공격 보다 방어하는 것이 많은 근거를 대야 하기 때문에 몇 배는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은 툭 던지면 되지만 그걸 해명해야 하는 즉 방어해야 하는 측에서는 논리적으로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방어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힘들 것 입니다.

오늘 아침에 해당 게시물의 댓글들에 댓글을 달고 이 글을 쓰면서 좀 더 확신을 기하기 위해서

머리 속에 있는 기억 만이 아니라 그 기억을 토대로 관련 내용을 다시 확인해 보고 하면서 글을 쓰고 하느라

벌써 오늘 하루가 다 갔네요 ㅋㅋㅋ

물론 이 글이나 그 댓글들을 쓴다고 하루 종일 매달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몇 시간은 허비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