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메시지"라던 YG, 승리 입건 이후 길어진 침묵..연예계, 불똥 튈라 '벌벌'

“본인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됐으며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지난달 26일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투자자 성접대 의혹 보도가 나온 지 약 3시간 만에 승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기자들에게 보낸 공식입장 중 한 문장이다.

결론적으로 해당 입장문은 ‘거짓말’이 됐다. 승리가 해외 투자자 일행에게 성접대를 지시한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은 실존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여기엔 다른 연예인들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최근 승리의 성접대 의혹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함께 들어가 있던 다른 연예인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대화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전날 승리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성접대 의혹 관련 첫 보도 이후 3시간 만에 입장을 내놓은 것과 달리 YG엔터는 승리 입건 하루가 지나도록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YG엔터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사이 YG엔터 주가는 폭락했다. 이날 오후 12시55분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된 YG엔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83% 급락한 3만7700원에 거래됐다. YG엔터와 함께 국내 3대 기획사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도 덩달아 하락했다. SM엔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60% 빠진 4만5000원에, JYP엔터의 주가는 2.82% 하락한 2만9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답답한 건 빅뱅의 팬들이다. 지난 9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빅뱅 갤러리’에는 닉네임 ‘퇴출총대’가 작성한 ‘멤버 승리의 퇴출을 요구합니다’라는 성명서가 올라왔다. 이 성명서는 승리의 범죄행위 의혹과 개인적 문제들이 팀과 소속사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실추하므로 소속사인 YG엔터가 승리의 퇴출시켜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승리의 입건 소식이 알려진 이후 양현석 YG엔터 대표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거짓 해명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승리를 퇴출해라” 등의 요구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 빅뱅 팬은 “퇴출 발표만이 살길”이라면서 “더 끌면 회사와 남은 빅뱅 멤버, 후배들의 피해가 심해진다. 대중 앞에 제발 진심으로 죄송하다 사과하라. 빅뱅 원년 팬이 끝까지 사건을 지켜보고 고심하다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승리의 성접대 의혹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함께 들어가 있던 다른 연예인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히면서 이들이 누군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특히 한 매체가 이 대화방에서 불법촬영물이 공유된 사실을 보도하면서 승리와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연예인의 SNS에서는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정도면 승리 게이트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모든 소속사가 긴장하고 있다”며 “현재 대화방에 속한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 중 전혀 무관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YG가 섣불리 모든 의혹을 반박하면서 일을 더 키운 것 같다. 일단 다들 불똥이 튀지 않는지 숨죽여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승리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한 달 반 동안 국민들로부터 질타받고 미움받고 지금 국내 모든 수사기관들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인데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 주는 일은 도저히 제 스스로 용납이 안 된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YG엔터 관계자들은 이날 전화통화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