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미세먼지 이어 라돈…‘중국발 대기오염물질’ 3종 세트? [기사]

ㆍ제주대·기상청 등 연구논문 발표…대기 중 라돈·미세먼지 농도 비례
ㆍ북태평양 → 제주 방향 기류보다 중국에서 유입된 기류에 ‘고농도’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국외로부터 넘어오는 대기오염물질 추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주대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 호주 핵과학기술기구 등 연구진이 지난해 4월 대기환경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제주도 한경면 수월봉에 있는 고산측정소에서 대기 중 라돈 농도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라돈 농도가 높을수록 미세먼지( PM 10) 농도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2010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대기 중 라돈 농도를 측정해 PM 10 농도와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라돈 농도가 3800m㏃/㎥(방사성물질의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높이 올라갔을 때 PM 10 농도는 41㎍/㎥까지 상승했다. 이번 연구는 기상청 기후변화 감시·예측 및 국가정책지원강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기간의 라돈 평균 농도인 2480m㏃/㎥와 비슷한 2443m㏃/㎥로 중간 정도의 농도를 나타냈을 때 PM 10은 32㎍/㎥의 농도를 보였다. 또 라돈 농도가 1220m㏃/㎥로 낮아졌을 때는 PM 10 농도 역시 25㎍/㎥까지 낮아지면서 라돈과 미세먼지의 농도가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라돈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 주요 오염물질과 비슷한 기간 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지시물질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즉 중국발 미세먼지의 국내 유입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기류가 중국 대륙에서 제주로 이동했을 때의 라돈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기 중 라돈은 실내에 비하면 극미량이긴 하지만 미세먼지뿐 아니라 라돈 역시 중국에서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류가 중국에서 제주 방향으로 흐를 때 고산측정소의 라돈 농도 평균은 2808m㏃/㎥였고, 한반도에서 제주로 기류가 유입될 때의 농도 평균은 2408m㏃/㎥였다. 북태평양에서 제주로 기류가 유입될 때는 대륙에서 공기가 유입됐을 때에 비해 훨씬 낮은 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지역의 대기질이 대륙과 한반도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셈이다.

연구진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라돈의 실내나 지하 공간 농도에 대해서만 관리, 감시가 이뤄지고 있으며 대기 중의 극미량 라돈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한반도의 경우 대륙 쪽에서 편서풍 기류를 타고 이동하는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을 평가하기 위해서도 대기 중 라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기범 기자 holjjak @ kyunghyang . 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