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아, 연기 논란 지우고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데뷔와 동시에 '모태 미녀'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조보아에게는 '연기 논란'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그는 "얼굴만 예쁜 배우가 또 나왔네"라는 대중의 평가를 오로지 노력과 실력만으로 바꿔놨다. 매 작품 눈에 띄는 연기 성장을 보여준 것이다.

드라마 '잉여공주'에서 주연을 맡으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조보아는 '실종느와르 M' '부탁해요 엄마' '몬스터' '사랑의 온도'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어려움 없이 소화해내 호평받았다. 그런 그가 MBC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극본 소재원·연출 김민식)'를 만나 '포텐'을 터뜨렸다. 21살에 실수로 임신했지만, 출산을 결정하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호소력 있는 연기로 보여준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호평 세례를 받은 만큼 조보아에게 '이별이 떠났다'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진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오늘이 인터뷰 마지막 날이거든요. 모든 게 마무리가 된다는 느낌이 드니까 공허해요. 작품을 할 때마다 아쉬움이 남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제일 크게 남는 것 같아요. 하지만 긍정적인 아쉬움이에요. 배운 게 많아서 조금 더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조보아는 이번 작품에서 채시라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며 많은 것을 배웠다. 데뷔 7년차인 조보아에게 35년차 채시라는 하늘 같은 선배 그 자체였지만, 긴장감을 이겨내고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채시라의 말투부터 호흡까지 유의 깊게 지켜봤다. 이번 작품을 하며 조보아는 연기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채시라 선배님이 출연하신다는 말에 너무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지만 긴장도 많이 됐어요. 제가 부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거든요. 첫 촬영 시작하고 선배님께서 긴장을 많이 풀어주셨고, 같이 리딩도 하고 리허설도 많이 했더니 점점 편안해졌어요. 선배님 연기를 보다 보면 저도 모르게 존경하는 눈빛이 나와서 수업 듣는 학생처럼 임하게 되더라고요. 선배님께서 '나도 신인 시절에 너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뭐 하나라도 배우려고 했던 것 같다'고 하셨어요. 또 선배님께서 '보아가 나를 존경해주고 많은 걸 배우려고 하는 것처럼 나중에 보아가 누군가의 선배가 됐을 때도 다른 후배들한테 존경받을 수 있는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웠지만 사람을 대하는 법도 배웠고 정말 많은 걸 얻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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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떠났다'에서 조보아가 맡은 정효는 감정 변화가 큰 인물이었기에 그만큼 섬세한 연기가 요구됐다. 특히 임신과 출산은 그가 경험해보지 않은 설정이기에 더욱 어렵게 다가왔다. 그렇기에 조보아는 그만큼 열심히 공부했고, 의사를 찾아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결과물에서 빛을 발했다. 그리고 이러한 연기를 무사히 해낸 조보아는 연기 그 이상의 것을 깨닫게 됐다.

"대본만 봤을 때는 감정 신이 많아서 고민이 많았는데 정효 분장을 하고 현장에 가면 저도 모르게 감정들이 나와서 되게 신기했어요. 임신이나 임신중독증처럼 겪어보지 못한 설정들에 대해서는 시작하면서부터 공부를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 채시라 선배님과도 임신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출산 장면은 인터넷에서 영상을 최대한 많이 찾아보고 엄마, 이모,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어요. 엄마 역할을 하고 나니 엄마에 대한 고마움이 더 커지더라고요. 엄마가 저를 가지고 있었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지, 출산이라는 게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조금은 체감했어요."

조보아가 연기를 통해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때, 그의 부모님도 딸의 연기를 지켜보며 함께 울고 웃었다. 누구보다 가까운 가족의 응원은 조보아에게 큰 힘이 됐다. 특히 지금도 볼 뽀뽀를 할 정도로 관계가 좋다는 조보아의 아빠는 그의 1호 팬이자 애청자로 딸을 응원했다.

"저한테 '이별이 떠났다'는 의미가 더욱 남달라요. 저라는 사람 자체를 제일 잘 알고 있는 분이 부모님, 그리고 동생인데, 그런 부모님께서 제가 하는 연기를 몰입해서 보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의미가 굉장히 큰 것 같아요. 가족 중 저희 아빠가 특히나 더 몰입을 해서 봐주셨는데, 같이 울어주셔서 뿌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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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꾸준히 노력한 끝에 '예쁜 배우'에서 '예쁘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가 된 조보아.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연기 열정이 타오르는 그였지만, 어린 시절 꿈은 배우가 아니었단다. 외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조보아는 승무원을 꿈꿔 대학교도 항공과에 진학했지만 뒤늦게 막연히 갖고 있던 배우에 대한 꿈에 도전하게 됐다.

"배우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감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못 하다가 대학 진학을 조건으로 부모님과 얘기를 나눈 후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연기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시도해서 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어려움이 컸죠. 그런데 작품을 할수록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해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20대를 연기하며 보냈더니 이제는 다른 일을 하는 제 모습이 상상이 안 돼요. 앞으로 연기에 더 집중하고 열심히 할 거예요."

연기를 하며 시련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끝내고 난 뒤에는 항상 성취감이 있었다. 조보아는 후회도, 미련도 매력으로 느껴진다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를 감사히 여겼다. "그동안 아플 때도 많았지만 그러면서 다시 일어나고 성장해왔어요. 뒤를 돌아봤을 때 아쉬운 부분은 항상 존재하지만 그래도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금껏 열심히 살았던 것처럼 계속 매 작품 최선을 다해 임할 생각이에요."

조보아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로 성장해나가고 있었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억지로 애쓰기보다는, 또다시 넘어져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그에게 어떤 목표를 두고 달려가고 있는지 물었다.

"저는 다양한 작품 다양한 역할을 시청자분들이 불편함 없이 볼 수 있게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조보아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한 번 볼만한, 거부감 없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문수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