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년 된일 같네요. 뭐 그당시에 워낙 찾아오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다단계나, 피라미드 같은거 하면 일단 저부터 찾아오는 친구들이 많았으니까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제가 오지랖이 넓고, 나름 잡지식이 많고, 주변에 친구들이 많다 보니까..
자기가 들을때는 그럴싸한데 저한테 말해서,
좋게 봐서 자기 밑으로 들어오면 제가 영업을 잘했을꺼고,
나쁘게 보면, 자기한테 왜 안되는지 이유를 설명해주니까요.
아무튼 수 많은 피라미드와 다단계의 도장깨기를 하고 다니던 무렵이었는데,
전혀 그런걸 안하는 친구가, 찾아와서는 어머니가 피라미드에 빠지신거 같다.
니가 설득좀 시켜달라 하시더라고요.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10억명의 사람이 있으면 10억명의 부류가 있습니다.
다만, 크게 분류를 했을때 개연성에 대해서 중요시 하는 부류와 아닌 부류가 있습니다.
즉 원리가 중요한 부류와 원리따위는 모르겠고 이해도 안되고 결과만 보는 부류가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갑자기 초능력이 생겨도 그 과정이 납득이 되어야만 몰입감이 생기는 사람과
아니 뭐 그냥 생겼다자나~ 하면서 과정을 이해 못해도 납득을 할수 있는 사람..
신을 증명 하지 못하면 못믿는 부류와
이런 말도 안되는 현상이 있으니까, 신이 있겠지! 하는 부류
저는 근거와 과정이 납득이 되야되는 사람이었는데요. 대부분은 후자인 사람이 많더라고요.
아무튼 친구 어머니가 하던 사업(?) 은..
본인이 100 만원을 투자하면, 그 돈으로 그 회사가 알아서 사업을 해주고 그 사업 수익금이
한달에 10만원정도 나오는데 그중 5만원은 회사가 먹고 5만원은 투자자가 갖는것이었습니다.
계약기간은 2년인가 그랬고요. 즉 100 만원 내고 2년 계약하면 매달 5만원씩 24 = 120 만원이 나오고
2년뒤에는 투자금 100 만원도 돌려주는거죠.
매직 아닙니까?
상품은 성인용품, 건강용품, 의자, 안마기, 등등이었고 주 납품처는 전국 모텔이랍니다.
세상에!! 성인용품 자판기와 성인 의자가 전국 모텔에서 불티나게 팔려서
투자금이 부족해서 그 자판기 가격이 200 만원정도 하는데, 회사가 100 만원, 회원이 100 만원 투자하고
한달에 최소 10 만원이상의 순수입이 나오는데 그 이하로 나오더라도 5만원은 보장해주고, 그 이상 나오면 회사가 갖는
완벽한 시스템입니다.
당연히 여기서 제가 수익구조가 말이 안된다. 이정도 마진율이 나오려면 이러저러해서 이러는데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충분히 투자받고 할수 있는데 왜 굳이 어마어마한 마진 5% 를 희생하면서
투자를 받겠냐. 연이율 60% 이상 줘가면서 돈을 빌릴 이유가 없다.
했는데. 문제는..
어머니가 5만원씩 받은 통장을 들이 미는것입니다. 1년 가까이 정확한 날짜에 찍혀있는 5만원이요.
실제로는 훨씬 큰 금액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심 했지만, 계약서도 쓰고, 매달 5만원씩 따박따박 찍히니까..
있는돈 없는 돈 다 끌어다가 넣었고.. 나중에는 이거야 말로 부자가 되는 신비의 비법이고
우리 가족이 가난에서 벗어날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에
대출이란 대출은 다 받고 (연이자 10% 주고 빌려도 60% 이상 받으니 50% 는 건지자나요?)
친구, 친정집, 시댁 까지 싹다 말해서 다들 부자가.
될뻔했으나..
첫 원금을 돌려 받는날!!!!!!!
그 원금을 돌려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원금과 이자를 어떻게 했을까요? 다시 몽땅 재투자 했습니다.
이제 밖에서 버는 돈은 돈처럼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돈을 빌리러 다녔죠.
가만히 있어도 매달 들어오는 돈이 꽤 됐거든요.
그렇게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피라미드, 다단계 사건의 피해자가 되셨죠.
은행 금리 이상의 상품에는 리스크가 존재하며 금리가 1% 씩 오를때마다 리스크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나서 얻은 나만의 행운이 아니라는거죠.
여러 그럴싸한 투자로 수익을 얻는 분들 계실겁니다. 당연히 있습니다.
하다못해 카지노를 가더라도 수익을 얻고 있는, 얻었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주식, 코인, 옵션, 토토, 로또 같이 무언가 선택을 하고 그 결과로 내가 수익을 얻었기에
실력이라고 착각할 요소들이 있는 투자들은 더욱더 중독되기 쉽습니다.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에 재투자하는 우를 범하진 않거나
공포심이 생기는데,
실력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내 실패도, 실수로 생각되고 다음번에는 성공할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이번에 성공했으니, 다음에도 성공할것이라는 믿음과
예전 성공의 기억들이
그동안 얻었던것들을 다 토해낼때까지 지속되게 해버립니다.
처음에 연습삼아, 재미삼아 10 만원 그다음에 100 만원 했던게..
나중에는 이것 아니면 복구할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생각도 들게 만들고,
자본만 있으면 될것 같게 만들어서 수렁텅이에 빠지게 만듭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건, 노동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아무런 노력없이 (본인은 노력이라 착각하는) 하루에 50 만원 1000 만원이상도 벌던 사람이..
매일 같이 출퇴근 포함해서 12시간씩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힘들게 한달 일해서
끽해야 월급 2~3백만원 받고 일할수 있을까요?
하면서도.. 이 시간에 이 노력을 차라리 거기에 하면 편하게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자유롭게 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달콤한 유혹에 지금 이렇게 사는 생산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수 없게 망가 뜨려 버립니다.
물론 제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는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 합니다.
다만, 이 재테크 게시판에 오는 많은 분들중에 제글을 읽고
나중에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을때
한분이라도 지옥의 구렁텅이에 빠지시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이미 몇천만원 빚을 지어서 돌아올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길을 잘못 들었을때는, 거기서 더 찾겠다고 들어가는것보다
지금이라도 빨리 다시 돌아가야 겠다 맘먹으면 하루라도 빨리 제자리로 돌아올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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