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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올 들어 7.3%↓…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낙폭 컸다
수정 2024-04-21 19:01 등록 2024-04-21 15:33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서만 7.3% 뛰면서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당시를 웃도는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주요 요인이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하더라도 원화 가치 하락폭이 워낙 커, 한국경제의 대외 취약성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말 종가(1288.0원)보다 7.3% 상승했다. 연초 석달여 기간에 7%를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인 최근 흐름은 원화가치 변동 역사상 이례적이다. 대략 석달 기간으로 잡았을 때 1990년 3월 시장평균환율제(1997년 12월 자유변동환율제)가 도입된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에는 석달여 기간에 각각 6.9%, 5.8%씩 상승한 바 있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에도 1~4월에 6% 안팎 상승했었다. 다만 위환위기 때 달러당 1000원 선에서 연말에 2000원 부근으로 단기 폭등한 것을 고려하면 외환위기 이후의 최대 상승폭인 셈이다.
요즘의 원-달러 환율 상승은 근본적으로 달러화 강세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에 견줘 19일 기준으로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같은 기간 4.8% 상승했다. 달러 가치 상승분을 고려해도 원화가치가 2.5%가량 초과 절하된 셈이다.
최근의 원화가치 낙폭은 연준이 달러지수를 산출할 때 활용하는 주요 교역국 26개국 중에 7번째로 높다. 같은 기간에 한국보다 통화가치가 더 크게 절하된 국가는 칠레(10.0%)·일본(9.8%)·스웨덴(9.0%)·스위스(8.5%)·브라질(8.1%)·아르헨티나(7.6%)였다. 유로존(3.7%)·영국(2.3%)·호주(5.8%) 등은 달러 대비 자국 통화가치가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슈퍼 엔저’로 일본 엔화도 10% 안팎의 낙폭을 기록하고 있어, 일본과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개선 효과도 뚜렷하지 않은 편이다.
그동안 물가, 성장, 금리에 중점을 뒀던 거시정책 운용에서도 환율 이슈(원화 평가절하)가 전면에 부각되는 모습이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찾은 한·일 재무장관이 “원화와 엔화 통화가치 급락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워싱턴에서 원-달러 환율 급변동에 대해 수차례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동 사태가 확전하지 않는다면 추가 급등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범정부적으로 각급 체계에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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