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18세 소녀' 알렉산드라 이알라(Alexandra Eala)가 2024 마드리드오픈(스페인, WTA 1000) 본선 1회전에서 승리했다. 개인 역사상 첫 WTA 1000 시리즈 본선 승리다. 그간 국가를 대표하는 여자 선수가 없었던 필리핀인데, 이알라라는 톱 클래스 유망주가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이알라는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마드리드오픈 본선 1회전에서 베테랑 레시아 츄렌코(우크라이나, 41위)를 2-6 6-4 6-4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에서 와일드카드를 받고 본선에 직행한 이알라는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베테랑 선수를 잡아내며 와일드카드 자격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2005년생인 이알라는 12세 때부터 라파 나달 아카데미에서 훈련해오며 실력을 향상시켰다. 2018년 스페인 알리칸테 주니어대회에서 처음으로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이알라는 2019년,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주니어대회(당시 JA 등급, 현재 J500 등급)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이알라가 결승에서 꺾었던 선수는 린다 프루비르토바(체코, 146위)였다. 

이후 2020 주니어 호주오픈 여자복식 우승, 2021 주니어 프랑스오픈 여자복식 우승, 2022 주니어 US오픈 여자단식 우승 등 주니어 그랜드슬램에서 단복식 포함해 3차례 우승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다. 필리핀 선수 중 주니어 그랜드슬램에서 2회 이상 우승한 선수는 남녀 통틀어 이알라가 유일하다.

또한 이알라는 작년 열렸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단식,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필리핀 테니스 역사상 여자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1966년 이후 57년 만이었다. 약 반세기 만에 필리핀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알라나 다름 없었다.

현재 WTA 세계 170위인 이알라는 마드리드오픈 1회전 승리로 라이브랭킹이 154위까지 뛰어 올랐다. WTA 단식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필리핀 국적 선수는 이알라가 유일하다. 남자 선수 중에는 알베르토 림(Alberto Lim)의 이름을 ATP 단식 랭킹에서 찾을 수 있지만 1550위에 불과하다. 필리핀 테니스를 대표하는 선수는 이알라가 유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알라는 2회전에서 또다른 베테랑, 소라나 크레스테아(루마니아, 30위)를 상대한다. 츄렌코와 크레스테아 모두 1990년생으로 이알라에 비해 15살이나 많다. 이번 대회 27번 시드를 받은 크레스테아는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이번 대회 이알라의 돌풍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필리핀 테니스 영웅으로 부상 중인 이알라의 이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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