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덜너덜 에세이 - <피터팬> 이야기1

<피터팬> 이야기1

 어른이 된다는건 무얼까. 아이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다. 동화 <피터팬>은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늙지않는 아이, 피터팬을 이야기를 다룬다. ‘팬(pan)’은 ‘모든 것, 모든 것의 신’을 뜻하는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소년의 이야기다.

 학창시절의 나는 만화가가 되고싶었다. 만화책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는데, 소년 만화 <원피스>처럼 작품안에 철학을 그려내는 창작자가 되고싶었다. 정말 만화가라는 직업에 생을 걸고싶었다. 결국 무산된 꿈이었지만 말이다.

 고등학교 땐 한국지리 과목이 재밌어서 지리교수가 되고싶었던 적도 있었다. 순수하게 학문적으로 탐구하는 재미가 깊었기에 생을 걸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조경업에 잠시 종사했을땐 조경업자가 되고 싶었다. 생을 걸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보컬을 취미로 배우고싶어 보컬수업을 두어달 들은적이 있었다. 악기를 다루고싶어 피아노를 두어달 배운적이 있었다.(심지어 전자피아노까지 구매했다.) 사진을 찍고싶어 dslr 카메라를 객기로 구매한적도 있었다. 그리곤 따 때려치웠지.. 아무 것에도 결국 생을 걸지 않았고, 그러지 못 했다. 그냥 모든 것을 재미있게 잘하고 싶었다.

 어른이 되기싫은 소년 피터팬은 후크선장처럼 되기를 두려워한다. 팔뚝과 시계를 먹어버린 악어가 근처에 오면 똑딱똑딱 소리를 낸다. ‘똑딱똑딱’ 입으로 흉내를 내며 후크 선장을 놀리기 좋아하던 피터팬은, 그 소리에 겁먹는 후크선장처럼 늙기를 싫어한다. 결국 피터팬은 어른이 되고싶어하는 소녀 웬디와의 사랑을 포기하고, 길잃은 아이들의 왕국 ‘네버랜드’의 왕이 된다. ‘neverland?’, 존재하기나 하는 곳인걸까?

 생을 건만큼의 의미가 찾아지는 일이라는 건 없을테다. 똑딱똑딱 시간이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은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어린아이는 모든 것이 될 잠재력을 가졌지만, 이루어놓은 것은 없는 가능성의 집합이다. 어리석은 나는 모든 것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