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A매치 팩트체크: 장현수를 빼면 한국 수비가 좋아지나?

[한준의 티키타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 팀의 숙제는 공격 보다 수비다. 유럽 원정으로 치른 3월 A매치를 통해 상대국 언론과 해외 전문가들도 한국의 공격 전개력을 호평하면서 수비 불안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북아일랜드, 폴란드와 두 경기에서 5골을 실점했으니 기록상으로도 문제다. 대표 팀의 분위기 반전 기점이 된 지난해 11월 국내 A매치 2경기도 무실점으로 마치지 못했다.

수비 불안을 지적 받으며 도마 위에 오른 선수는 장현수다. 장현수는 대표 팀 수비라인에 가장 꾸준히 경기에 나선 선수다. 장현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재임 기간부터 라이트백과 센터백을 오가며 중용 되고 있고,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도 포백과 스리백을 혼용하는 과정에 중심을 잡은 수비수 역할을 하고 있다. 책임과 영향력이 큰 자리인 만큼 실수도 두드러졌다.

신태용 감독은 29일 유럽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귀국 현장에서 ‘특정 선수’에 몰리는 비판, 나아가 비난이 선수를 위축시켜 경기력에 더욱 악영향을 미친 다며 “응원해달라”고 읍소했다. 프로 선수, 대표 팀의 선수라면 여론과 언론의 비난을 감내하는 것은 숙명이지만 최근 흐름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제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시간은 80일. 대표 팀은 5월에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고, 본선 멤버로 마지막 4경기를 치른다. 수비 라인의 중심에 새로운 선수를 뽑아서 조직력을 구축하기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본선에 나갈 선수를 더 잘하게 독려하고 응원하는 것도 분명 필요한 일이다. 

덮어놓고 못하는 선수를 ‘우쭈쭈’하자는 것은 아니다. 잘 못한 점은 꼬집고 고쳐야 하지만, 오해와 왜곡이 뒤섞인 비판 아닌 비난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자신감과 사기를 높여줄 필요도 있다. 

먼저, 3월 두 차례 A매치에서 정말 장현수가 그렇게 잘 못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비수와 골키퍼는 공격수와 비교하면 평가를 받는 데 있어 억울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공격수는 5번의 기회 중 4번 실수해도 1번 성공하면 영웅이 될 수 있다. 수비수는 5번의 위기 상황 중 4번을 잘 막아서 1번 실수해서 실점하면 역적이 된다. 하이라이트로 경기를 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 두드러진다. 득점은 플러스지만 실점은 마이너스다. 심적 부담의 크기도 다르다. 

■ 3월 5실점이 장현수의 책임인가?

3월에 치른 두 번의 A매치에서 장현수는 폴 스미스에 내준 역전골 장면에서 코너 워싱턴과 일대일 경합에서 밀렸고,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헤더 득점 과정에서 무력했다. 하지만, 오롯이 장현수만 문제라 발생한 실점은 아니다. 스미스가 워싱턴의 패스를 깔끔한 터치로 빼내서 플레이한 선택도 좋았고, 김민재의 커버 당시 선택도 아쉬웠다. 

레반도프스키의 헤더를 허용했을 때 앞에서 커버한 선수는 홍정호였다. 세 명의 수비수가 모두 레반도프스키 주변에 있었는데 허무하게 헤더를 내준 이유는 홍정호가 레반도프스키의 앞에서 제대로 방해해주지 못한 문제가 더 크다. 그래서 장현수가 실점 직후 홍정호에게 더 가끼이 붙었어야 했다고 소리친 것이다. 공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더 밀착해서 붙어주면서 시야를 방해하거나 정확한 헤더를 연결하지 못하게 방해해야 했다. 레반도프스키를 뒤에서 막고 있던 장현수가 방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헤더로 내준 실점의 1차적인 문제는 측면에서 크로스가 너무 쉽게, 안정적으로 넘어오는 것이다. 이는 대표 팀이 꾸준히 지적 받던 문제이고, 연령을 가리지 않고 지적 받는 문제다. 우리는 편하게 크로스를 올릴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상대에게 쉽게 크로스를 허용한다. 애초에 좋은 크로스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측면에서 잘 끊어내는 게 먼저다. 폴란드전의 경우 애초에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하기 보다 라인을 내려서 경기하면서 센터백이 받는 부담이 더 커졌다.

■ 조명되지 못한 장현수의 ‘호수비’

실점의 책임을 온전히 장현수에게 물을 수 없는 것과 더불어 장현수가 두 경기에서 펼친 좋은 플레이에 대한 조명도 이뤄지지 않았다. 

북아일랜드전의 경우 전반 26분께 김진수가 수비 지역에서 미끄러지며 위기가 발생했다. 제이미 워드의 돌파에 이은 스루패스가 매기니스에게 향했는데, 김민재의 커버가 늦었다. 매기니스가 문전 우측에서 슈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위기를 장현수가 빠르게 커버하며 잘라냈다. 좋은 수비였다.

전반 39분 이재성의 측면 공격을 전개하다 공을 빼앗겨 북아일랜드가 빠른 전진 패스로 역습했을 때 장현수가 자기 위치를 벗어나 두 차례나 공을 받을 수 있었던 매기니스 앞에서 공을 잘랐다. 두 번째로 자른 공은 곧바로 공격 지역의 김신욱까지 길에 보내 한국의 역습 기회로 이어질 수 있었다. 전반전에 북아일랜드 원톱으로 나선 매기니스는 자신의 힘을 거의 활용하지 못했다. 장현수가 북아일랜드의 공격 상황에 끈덕지게 붙어서 막았다.

후반전에는 북아일랜드의 7번 조던 존스의 왼쪽 측면 공격이 살아났는데, 후반 6분께 이용이 뒷 공간을 허용하자 장현수가 빠르게 측면 뒷 공간을 커버해 이용이 다시 내려와 공을 따낼 수 있었다. 후반 8분 이재성의 결정적 슈팅이 나오기 전 손흥민을 타고 전개된 공격은 장현수가 두 차례나 중원을 통과해 시도한 과감한 전진 패스가 시발점이 됐다. 

후반 23분에도 존스의 사이드 침투를 빠르게 나와 차단한 주인공이 장현수였다. 후반 31분 골키퍼 김승규의 킥이 차단되며 발생한 위기를 달려 나가 걷어내 위기를 차단한 선수도 장현수다. 후반 32분 염기훈의 크로스가 차단되어 곧바로 왼쪽 전방으로 길게 찔러 넣은 북아일랜드 역습도 장현수가 달려들어 끊었다. 

북아일랜드의 왼쪽 공격을 담당한 존스는 장현수의 활발한 커버 플레이 때문에 침묵했고, 이용은 수비 부담을 덜고 적극적으로 오버래핑할 수 있었다. 장현수의 실책은 역전골 실점 상황 단 한 차례 뿐이었다.

■ 3월의 장현수, 수비 불안의 원흉이 아니라 버팀목에 가까웠다

폴란드전도 장현수가 특별히 부진했다고 보기 어렵다. 전반 4분 레반도프스키가 문전에서 헤더로 떨궈준 공을 두 명의 폴란드 2선 공격이 달려들었지만 장현수의 발빠른 태클 처리로 차단했다. 전반 16분 파울이 선언되는 했으나 레반도프스키가 터치하고 문전으로 빠질 때 장현수가 어깨로 들어가며 경합해 저지했다. 

전반 30분 이재성의 백패스 미스를 정우영이 놓치며 레반도프스키가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받았다. 계속 전진해 우리 골문으로 향하지 못하게 장현수가 빠르게 달려 나와 저지했다. 전반 34분 정우영의 패스를 제대로 콘트롤하지 못한 홍정호의 실수가 발생했을 때 생긴 우측면  배후 공간 위기도 장현수가 달려 나와서 걷어냈다.

전반 39분 발생한 위기는 레프트백 박주호가 미끄러지면서 발생한 위기였고, 김승규가 슈팅을 선방했다. 장현수는 끝까지 옆으로 따라붙어 그로시츠키가 슈팅 각도를 넓힐 수 없도록 견제했다. 이 위기의 단초도 장현수와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동료 수비수들의 실수를 커버해온 게 장현수다. 

전반 42분 리부스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문전 오른족에서 엥제이치크가 헤더로 떨궜다. 장현수가 레반도프스키의 앞 지역을 차지해 막았다. 흐른 공에 대한 경합에서도 레반도프스키와 몸싸움에서 이겼다. 

전반 45분 허용한 두 번째 골 상황. 박주호가 헤더 경합에서 졌고, 한국 수비 배후로 공이 전개됐다. 장현수는 왼쪽 측면 뒷 공간, 박주호가 비운 자리를 커버하며 지엘린스키의 침투를 견제하고 있었다. 그로시츠키의 마무리 슈팅 과정에 장현수가 개인적으로 범한 실책은 없었다.

몽친스키의 마지막 패스를 끊지 못한 자리엔 홍정호가 있었다. 홍정호도 몽친스키를 눈으로 보고, 그로시츠키의 침투를 동시에 견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가항력이었다. 이 실점 장면의 잘못은 센터백들에게 있지 않다. 신 감독이 장신 풀백을 아쉬워한 이유가 나온다. 측면으로 전개되는 공중볼 경합에서 한국은 절대 열세다. 

더불어 기성용이 높이 전진해 있어서 센터백을 지원하는 움직임을 가져갈 수 없었다. 정우영의 커버도 늦었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모두 센터백을 보호해주지 못했다. 굳이 책임 소재를 찾자면 폴란드의 빌드업 미드필더로 뛴 몽친스키가 스트라이커 뒤까지 치고 올라왔는데 전혀 수비 지역으로 내려와주지 못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에게 있다.

■ 과대포장된 한 번의 실수, 한국 축구에 장현수의 대안이 있나?

안정적인 빌드업과 수비 리딩에도 불구하고 장현수가 경기를 치르면서 눈에 띄는 실수를 범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고립되어 무력해진 공격수의 부진이 공격수 만의 탓이 아니듯, 위기 상황을 맞닥뜨린 수비수의 실책과 실점이 온전히 수비수 개인 만의 잘못은 아니다. 최전방에서의 압박, 중원에서의 커버가 부족하면 센터백은 곧바로 위험에 노출되고, 여기서 벌어지는 일대일 대결에서, 세계적인 팀과 경합할 때 이길 수 있는 수준의 수비수를 한국 축구는 아직 보유하지 못했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언더독의 위치에 있는 이유는 여전히 일대일 기량 차이가 있고, 그래서 많이 뛰어야 한다. 많이 뛰어야 하는 이유는 일대일 상황이 아니라 이대일, 삼대일 상황을 만들어 일대일에서의 열세를 조직으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협력 플레이를 하려면 더 빨리, 더 많이 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많은 선수들이 관여해야 한다. 

협업하며 생긴 반대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다시 많이 뛰어야 한다. 많이 뛰면서 영리하게 뛰어야 하고, 약속된 구조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실점은 수비 상황에서의 개인의 실수와 집중력 문제로 발상하지만, 해결책은 조직을 더 치밀하게 다듬는 데 있다. 신태용 감독이 “5월이 되면 수비 조직력을 다듬을 시간이 있다”고 한 이유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망 없는 선수에게 기회를 줄 수는 없다. 그런데 정말 장현수를 대표 팀 수비라인에서 빼면 수비 문제가 해결될까? 현 시점에서 장현수를 중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비단 본선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 만은 아니다. 현재 한국 축구 수비 가용 자원 안에서 장현수는 가장 우수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대표 팀의 수비 문제는 고정된 라인업 없이 매 경기 바뀌어가며 안정성을 갖지 못했다는 데 있다. 반대로 말하면 꽤 다양한 조합과 선수를 실험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3월 유럽 원정에 합류한 센터백은 장현수와 김민재, 홍정호, 윤영선 등 네 명이다. 지난 1월 터키 전훈에 김영권이 복귀해 점검 받았고,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에 이어 정승현을 소집해 지켜봤다. 윤영선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신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3월 A매치 일정까지 살아남았다. 권경원은 동아시안컵 이후 1월 터키 전훈은 소속 팀의 차출 거부로 빠졌고, 3월 A매치에도 낙마했다.

국내파 소집이 불가능했던 지난해 10월 유럽 원정 당시엔 장현수, 김기희, 김영권, 권경원, 김주영, 송주훈, 임창우 등을 소집해 지켜봤다. 본선 진출 확정을 장담하기 어려웠던 지난해 8월 신태용호 1기에는 권경원, 김민재, 김영권, 김주영, 장현수가 뽑혔다. 슈틸리케호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카타르 원정 당시 센터백은 장현수, 홍정호, 곽태휘, 김민혁 등 네 명이었다.

신태용호는 포백과 스리백을 혼용한다. 플랜A는 포백이다. 두 명의 센터백을 세운다. 각각 잘 쓰는 발과 편안한 위치를 맡는다. 두 명의 센터백은 파이터형과 커맨더형이 짝을 이루는 경우가 흔하다. 서로 다른 강점을 통해 서로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낸다. 둘 모두 빌드업과 대인 방어가 뛰어나면 금상첨화다. 이런 조합을 짜기는 쉽지 않다.

■ 한국 대표 수비 자원 점검: 볼 선수는 다 봤고, 장현수를 믿고 가야 한다

한국은 왼쪽 센터백 자리에 김민재, 오른쪽 센터백 자리에 장현수가 주전 조합으로 굳혀지고 있다. 왼발잡이인 권경원은 김민재 자리에서 경합했다. 힘과 높이, 저돌성에 빌드업 능력을 겸비한 점에서 김민재와 여러모로 겹쳐졌다. 경험은 권경원이 위, 최근 컨디션이나 대표 팀 내 입지에선 김민재가 위다. 권경원이 빠진 가운데 김민재의 자리에서 주정 경쟁을 하는 선수는 윤영선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오반석이나 전북의 수비수 이재성이 선발된다면 이 자리에서 경쟁해야 한다. 김민재의 자리를 두고 경합하고, 거론되는 선수들의 특징은 대표 선수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국제 대회와 메이저 대회 경험이 없고, 검증 받지 못했다. 수비는 안정성이 중요하고, 안정적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경험이다. 

골키퍼와 수비수는 실수하면서, 실점하면서 성장한다. 경기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는 것은 포지션을 막론하고 공통된 부분이지만, 수비 포지션은 더더욱 그렇다. 이런 경험의 측면을 본다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하고 일취월장한 공격수 손흥민, 미드필더 기성용과 마찬가지로 수비 라인도 직전 대회를 경험한 수비수의 영향력이 필요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소집된 센터백은 곽태휘, 김영권, 황석호, 홍정호 등 네 명이다.

현재 오른쪽 센터백 자리는 보다 경험 있는 선수, 노련하게 수비 라인을 조율할 수 있는 장현수가 맡고 있다. 장현수는 지난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지만 이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6년 리우올림픽 8강을 이끌며 국제 대회를 경험하고 결과를 냈고, 리더십을 발휘했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대표 경기를 소화하며 3월 A매치에 소집된 수비 포지션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A매치(49경기 3골, 27세)에 출전했다.

장현수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선수는 홍정호(29세, 42경기 2골)다. 홍정호는 장현수 못지 않은 경험과 빌드업 능력을 갖췄다. 중국슈퍼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잃으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 전북현대 임대 이적 이후 꾸준히 경기하면서 감각을 회복, 대표 팀에 돌아왔으나 폴란드와 경기에서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곽태휘는 풍부한 경험에도 황혼기의 나이로 신체 능력이 떨어지면서 대표 팀과 멀어졌다. 왼발을 잘 쓰는 김영권의 경우 신태용호 1기 당시 주장을 맡는 등 신임을 받았으나 경기 후 인터뷰에서의 실언 논란 이후 심리적 부담을 이기지 못했고, 이후 이어진 실책으로 자신감을 잃어 대표 팀에서 멀어졌다. 황석호는 라이트백과 센터백을 겸할 수 있는 유형으로, 커맨더형이 아니고, 월드컵 이후 대표 팀과 인연이 오랫동안 없었다.

현 시점에서 수비 라인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원은 장현수가 유일하다. 장현수는 슈틸리케 감독이 라이트백으로 기용하면서 역할에 대한 혼선을 빚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약체를 상대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산 기간 측면 오버래핑과 크로스, 연계 플레이에서 좋은 플레이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전술적으로 무능하다는 질타를 받았지만 기본적으로 축구에 대한 이해도와 선수를 판단하는 눈을 의심할 인물은 아니다. 

포지션 변화를 주문하는 것도 될 사람에게 한다. 장현수는 기본적으로 빌드업에 대한 의지가 있고, 양발을 다 잘 쓰며, 크로스도 준수한 편이다. 큰 키에 비해 스피드도 떨어지지 않는다. 전술 이해력이 뛰어나 수비 라인의 어느 자리에 둬도 중간 이상은 한다. 장현수는 슈틸리케 체제에서 라이트백 자리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주 포지션은 센터백 뿐 아니라 본래 잘 소화했던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커버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그렇기 때문에 장현수는 매 번 A매치 데이 일정이 있을 때마다 중용됐다. 

장현수는 2015년 동아시안컵 우승 당시 MVP를 수상했고, 2017년 동아시안컵에도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기성용은 지난 2월 기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장현수가 현 대표 팀 수비진의 중심이 되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현수를 보면, (빌드업에 대한) 노력을 계속 하는 친구에요. 물론 그런 노력을 하다가 보면 실수도 당연히 나오죠. 대표팀의 경기에서는 사람들이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리스크(risk, 위험요소)가 있는 거죠. 그렇지만 그 친구가 하려고 하는 축구, 자기 자신이 노력하는 부분은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현수가 실수를 하는 부분에서는, 자신이 100% 집중하고 고쳐야 하지만 제 생각엔 그런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국 축구도 더 많이 발전할거고 세계 축구, 현대 축구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장현수는 실제로 내용이 좋았다고 평가 받은 북아일랜드와 경기에서 기성용, 박주호와 후방에서 역삼각형을 이뤄 안정적으로 공을 공급했고, 라이트백 이용에게도 북아일랜드의 압박 상황에 정확한 강도와 타이밍에 패스를 줬다. 수비 라인 콘트롤도 주도했고, 김민재의 뒤로 내려가 김민재가 전진해 좋은 기점 패스를 뿌리도록 커버했다. 이런 플레이가 전반적으로 매끄러웠기 때문에 기성용과 박주호의 중원 플레이가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골키퍼 김승규가 볼을 배출할 때 대부분 장현수를 통해 빌드업이 시작됐다. 장현수는 중장거리로 때려 놓는 패스의 질도 좋고, 중거리 슈팅과 헤더로 득점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장현수가 현재 한국 축구가 가진 유일무이한 수비수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당장 장현수가 가진 장점을 능가할 수비수가 없다는 게 팩트다. 

K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경기를 한 제주의 오반석과 전북의 이재성의 경우 대표 팀 소집을 결정할 시점에 부상을 입거나 팀의 상황에 좋지 않는 등 경쟁 대상이 되는 선수들과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특정 선수에 대한 편애나 배제가 있었다고 보는 것은 추측이고 비약이다.

지금 장현수와 대표 팀 수비진에 필요한 것은 믿음과 지지, 그리고 팀 수비의 디테일이다. 건설적인 비판과 대인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비난과 모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와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요한 크루이프는 자신의 자서전 '마이 턴'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감독 시절에 나는 기자들이 어떤 선수가 뭘 망쳤는지도 모르면서 무고한 선수의 행동을 지적하면 가만있지 않았는데, 그런 일이 얼마나 자주 반복되었는지 모른다. 동료들이 그 선수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언론 모두 과연 실점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할 때 객관적인 사실을 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난 여론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언론은 객관적으로 실체적 진실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평론은 의견이고, 축구에 답은 없다지만,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자문하자면, 필자를 포함해 자성해야 할 기자와 언론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분들이 몰려올 것 같다  얼마나깔지 ㅋ

신태용호 향한 시선, '당연한 비판'과 '도 넘은 비난' 사이